제270화
두 형제만 해도 이미 정미정의 속을 태우고 있었는데 박동국까지 출장 중에 서둘러 돌아온 걸 보니 일부러 욕먹으러 온 건가 싶었다.
박동국은 난감한 듯 코를 긁적였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지?’
도대체 왜 아내랑 아버지 둘 다 이런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제가 왜 말려야 해요?”
박동국이 입을 열었다.
“예은이는 박씨 가문 며느리예요. 예은이가 위험에 처했으면 저희가 나서서 구해야죠. 도망칠 이유는 없습니다.”
그는 잠시 멈칫했다가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 두 놈은 제가 단단히 혼쭐내겠습니다.”
그 말에 정미정과 박영호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
서늘하던 공기가 조금 풀린 순간 문 쪽에서 또다시 발소리가 들려왔다.
박시우가 서예은을 품에 안은 채 들어온 것이다.
서예은은 모두가 깨어 있는 걸 보고 표정이 순간 굳어버렸다.
“어? 다들 아직 안 주무셨어요?”
그녀는 작게 중얼거리며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저 내려놔요, 빨리.”
서예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박시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이고, 됐어.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인사야. 우리도 가려고 했어.”
정미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었다.
서예은이 무사히 돌아온 걸 확인하자 얼굴이 한결 환해졌다.
“너희도 어서 쉬어라.”
“할아버지, 아버님, 어머님, 이왕 오셨는데 그냥 여기서 주무시고 가세요.”
“아니야, 아니야. 가까운데 뭘. 우리 집 엎어지면 닿을 거리잖니.”
정미정이 슬쩍 눈짓을 보내자 박영호와 박동국은 눈치껏 따라나섰다.
그녀의 생각은 분명했다.
이 집은 이제 박시우와 서예은의 공간이었다.
어른들이 끼어 있으면 젊은 부부가 불편할 게 뻔했다.
하지만 서예은은 오히려 미안했고 진심으로 붙잡고 싶었지만 결국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박시우는 조심스레 그녀를 소파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물 받아올게. 따뜻하게 씻어.”
“응.”
서예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그의 손을 꽉 잡았다.
“미안해.”
박시우는 그 말에 발걸음이 뚝 멈췄다.
“왜?”
“나 때문에 당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