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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서예은도 기억 속 온화고 단정했던 외할아버지 심만석을 떠올렸다. 심만석은 평생 이금희만 아끼던 사람이었다. 아무리 살림이 빠듯해도 이금희에게는 늘 가장 좋은 걸 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평생 교단에 서 있던 심만석은 폐암으로 너무 급히 세상을 떠났다. 집중치료실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 심만석은 이금희에게 작별 인사 한마디도 남기지 못했다. 그게 이금희 인생의 가장 큰 한으로 남았다. 이금희는 천천히 숨을 고르더니 부드럽게 서예은에게 말했다. “예은아, 잘못된 길로 간다고 해도 괜찮아. 누구나 젊을 땐 실수하는 법이야. 중요한 건 실수를 깨닫고 제때 다시 바로잡는 가는 거야.” 서예은은 이금희의 말에 숨은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이금희는 서예은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절대 어리석게 굴면 안 돼. 지난 인연에 미련 두는 건 가장 멍청한 짓이야.” 서예은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아요.” 서예은은 잠시 망설이다가 살짝 웃으며 덧붙였다. “전 박시우를 사랑해요. 아직 서로 알고 지낸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왠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 같아요.” 그때, 문밖에서 그 말을 들은 박시우는 서예은의 뜻밖의 고백에 발걸음을 멈췄다. 집에 들어가려던 박시우의 손이 허공에 멈췄고 입가에 조용히 미소가 번졌다. 잠시 후, 박시우가 천천히 문을 밀고 들어왔고 손에는 크고 작은 봉투가 잔뜩 들려 있었다. “간장 사러 간 거 아니었어? 근데 왜 이렇게 많이 들고 왔어?” 서예은이 웃으며 질문을 건네자 박시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미소 지었다. “김연희 할머니가 내가 할머니 손주사위라고 알아보고는 비파 한 봉지를 주셨어. 근데 그 소문이 삽시간에 주변에 퍼졌는지 오는 길에 다들 뭐 하나씩 쥐여주더라고. 거절하긴 했는데... 내가 너무 잘생겨서 다들 참을 수 없었나 봐. 아주 열정적이어서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어.” 서예은은 그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능청스럽긴?” 이금희도 따라 웃었다. 두 사람의 미소를 보자 박시우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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