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박시우를 처음 만났던 그 순간부터, 송희정은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도도하고 강인한 그는 마치 감히 넘을 수 없는 산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런 그라서, 송희정은 더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시우가 자신을 나 몰라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송희정은 자신했었다. 그건 그가 약속했던 일이었다. “언니, 나 바보 같지?” 송희정이 나지막이 물었다. 그 질문을 하는 송희정이 목소리가 가녀리게 떨리고 있었다. 한숨을 내쉰 진민아가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가 왜 바보 같아. 아직 어려서 그래.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대표님도 알게 되실 거야. 대표님은 정말 널 많이 걱정하고 계셔. 그러니까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해.” 깊은숨을 들이킨 송희정이 독기를 품은 눈빛을 반짝였다. “알겠어. 언니, 시우 오빠 곁에 있는 여자가 누군지 알아봐 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데, 적이 누군진 알아야지.” 진민아가 뿌듯한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 “그래. 이래야 내가 아는 송희정이지. 이제 생각은 그만하고 좀 쉬어. 그 여자는 내가 제대로 조사해 볼게.” 이건 진민아 자신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기도 했다. 진민아는 당연히 박시우와 송희정이 연인이 되기를 바랐다. 그동안 송희정을 뒤에서 서포트해 준 사람은 박시우였다. 박시우의 서포트만 있다면 송희정은 연예계에서 얼마든지 활개 칠 수 있었다. 심지어 최고의 프로그램만 골라서 출연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다. 송희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어떤 여잔데 시우 오빠 마음에 든 거야?’ ‘하지만 그게 어떤 여자든, 나한텐 상대가 되지 않을 거야.’ ... 서예은은 하루 종일 불안한 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뭔가, 일이 발생할 것만 같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고 나서야 키를 깜빡하고 집에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박시우에게 집에 일찍 돌아가라고 전화해야 했다. 통화를 마친 서예은은 곧 업무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커피를 마시러 탕비실로 향했던 그녀는 수다를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