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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서현우는 두 사람의 친밀한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이 마치 불길에 타오르는 듯 뜨거워졌고 이전에는 느껴본 적 없는 충동이 그의 온몸을 휘감았다. 설령 가장 비참한 방식이라 해도 유채하의 모든 시선을 자신에게만 향하게 하고 싶었다. [시스템 경고: 비정상적인 감정 파동 감지!] 날카로운 전자음이 유채하의 머릿속을 찔렀고 강철 바늘이 관자놀이를 찌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유채하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손끝으로 머리카락을 감싸는 동작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서현우 호감도 +5! 유채하 님, 이건 공략 논리와 완전히 어긋납니다!] 유채하의 시선이 무릎 꿇은 채 머리를 숙인 서현우에게로 향했다. 그는 길든 늑대 견처럼 그녀의 하이힐 앞바닥에 이마를 붙이고 있었다. “너는 너무 고지식해.” 그녀는 속으로 비웃었다. “남자는 애정과 다정함만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천박하긴, 서현우가 원하는 건 자신을 완전히 눌러줄 주인이야.” 시스템이 전류가 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반박했다. [하지만 원래 시나리오에서 서현우는 유채하 님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서서히 마음을 여는 설정입니다. 앞선 99명의 공략자 모두 그렇게 했고...] 유채하는 단호하게 말을 끊었고 붉은 입술이 위험한 곡선을 그렸다. “지루해. 바로 그 따위 시나리오 때문에 앞선 99명은 모두 실패한 거야.” “유채하.” 부드러운 남성의 목소리가 문가에서 울렸고 유채하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지만 입가의 웃음은 더 깊어졌다. 게임은 점점 더 흥미로워지고 있었다. 문틀에 기대 서 있는 배승호는 길고 매끈한 손가락으로 금테 안경을 밀었다. 렌즈에 천장의 날카로운 조명이 반사되어 그의 눈빛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들었다. 배승호의 시선이 무릎 꿇은 서현우와 그녀 곁에 선 강이현을 훑고 지나가며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들어 올렸다. “내가 온 타이밍이 좋지는 않은 모양이네.” 유채하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나른하게 강이현의 품에 몸을 기댔다. “배 대표가 친히 들르다니 무슨 일이야?” 배승호은 느긋하게 다가왔고 검은 점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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