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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임소연은 라움 아카데미를 떠난 뒤 버스에 올라타자 억울함과 분노가 마음속에서 점점 커졌다. 그때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고 화면을 내려다보니 학교에서 보낸 공지였다. [장학금 자격이 취소되며 다수의 위반으로 인해 퇴학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손가락이 휴대폰을 꽉 쥐며 눈가가 새빨개졌다. 학교생활 내내 뛰어난 성적을 유지했기에 장학금과 학비 지원금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 이 모든 것이 유채하의 한 마디로 산산조각 난 것이다. “유채하, 강이현.” 그녀는 이를 악물고 낮고 차갑게 속삭였다. “너희가 날 망쳤으니 절대 편하게 살 수는 없을 거야.” 임소연은 휴대폰을 홱 켜고 연락처 최하단의 ‘어머님’을 찾으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강이현이 저년에게 푹 빠졌다면 네가 가장 아끼는 사람으로 제대로 한 방 먹여줄게.” 버스가 병원 정류장에 멈추자 임소연은 전력으로 병동으로 향했다. 익숙한 동선을 따라 신장내과 병동까지 왔지만 간호사가 그녀를 막았다. “안녕하세요, 누구를 찾으시나요?” 간호사가 공손하게 물었고 임소연은 바로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친근한 말투로 바꿨다. “강정숙 아줌마를 보러 왔는데 강이현의 어머니예요. 제가 이현의 여자 친구라 특별히 간호해 드리러 왔어요.” 간호사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훑었다. “강 씨 방문객은 사전 등록이 필요하고 지금은 면회가 어렵습니다. 예약하셨나요?” 눈썹을 찌푸리며 임소연은 짜증스러운 듯 말했다. “미래 며느리가 될 사람인데 예약이 필요하다고요?” 간호사가 등록표를 확인하느라 고개를 숙이는 순간 그녀는 사이로 슬쩍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강정숙이 7층 병실에 있다는 걸 기억하며 빠르게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강정숙을 만나면 강이현과 유채하를 떼어놓을 계획이 있었다. 결국 어머니의 생명을 그녀 손안에 넣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한편, 유채하는 도서관에서 학술지를 뒤적이고 있었고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화면을 힐끗 보니 산타 마리아 병원 신장 이식과 과장이었다. 강이현이 커피를 들고 돌아왔을 때 유채하는 이미 전화를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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