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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은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뭘 이렇게 꾸물대? 남한테 빚지기 싫다던 게 누구더라?” 유채하가 일부러 서현우를 도발했다. 이를 악문 남자가 성큼 다가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거친 손길로 약 뚜껑을 열었다. “쯧.” 짧게 혀를 찬 서현우의 손길은 조심스럽기만 했다. 그가 손끝에 약을 묻혀 조심스레 유채하의 상처 주위에 발라주었다. 유채하는 서현우를 내려다보며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속눈썹이 길고 짙은 탓에 고개를 숙일 때마다 눈 밑에 그늘이 만들어졌다. 마디마디에 농구와 바이크를 타다 남은 굳은살이 박혀 있었으나 유채하의 피부에 닿는 감촉은 뜻밖에도 아주 부드러웠다. “아프냐?”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묻자 유채하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틀만 늦게 왔으면 딱지도 떨어졌겠다.” 서현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상처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거의 아물어 약을 바를 필요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순간 얼굴부터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인 그가 버럭 소리쳤다. “너 나 가지고 노냐!? 다 나았는데 약을 왜 발라!?” 유채하가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게 누가 이틀이나 방치해두래?” 그녀가 손가락으로 서현우의 뺨을 톡 건드렸다. “토마토같이 빨개진 게 꽤 귀엽다, 너?” 놀란 서현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뒤로 두 발짝 물러섰다. 그가 처음 듣는 말에 손등으로 얼굴을 가리며 씩씩거렸다. 분노와 수치가 섞인 눈빛이었다. “너, 너 지금 뭐라고...” 그에 유채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짓궂게 웃었다. “내가 뭘? 네 의지로 여기까지 온 거잖아?” 일부러 잠시 뜸을 들이던 유채하가 서현우를 벽으로 몰아붙였다. “다시 말해줄까? 네 얼굴, 토마토같이 빨개져서 귀엽다고.” 서현우의 등이 벽에 닿아 더는 물러설 수 없게 되자 유채하가 검지 손가락으로 남자의 가슴을 콕 찌르며 웃었다. “심장 엄청 빨리 뛰네?” 서현우가 유채하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 위로 거친 숨결이 쏟아졌다. “유채하, 너...”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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