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임소율의 손바닥이 바람을 가르며 내려왔다.
유채하가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갑자기 뺨을 감싸 쥐고 비틀거렸다.
물론 실제로는 손끝 하나 스치지 않았다.
“읏.”
그녀가 작은 신음을 내뱉으며 숨을 고르다 이내 눈가를 붉혔다.
겁먹은 새끼 사슴 같은 모습이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야?”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다들 임소율이 정말 유채하를 때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 나 아직 안 때렸어!!!”
유채하가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떨구었다.
“그래, 내가 말이 좀 심했어. 미안해...”
그 순간, 짙은 그림자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너 미쳤냐? 감히 유채하를 때려?”
서현우였다.
구릿빛 피부 위로 선명한 분노가 드리워졌다.
임소율의 어깨를 움켜쥔 악력이 고통스럽게 조여졌다.
“서, 선배님...”
임소율이 고통에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남자에게 손을 뻗었다.
억울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제, 제가 먼저 그런 게 아니라...”
서현우가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역겹다는 듯 입매를 찡그렸다.
“닥쳐. 애들 모아놓고 감히 유채하를 건드려? 나 여자 안 때려. 근데, 네가 한 번만 더 유채하 건드리면 첫 번째 예외가 될 줄 알아.”
임소율이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다시 유채하에게 몸을 돌린 서현우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그녀의 모습에 미간 사이에 더 깊은 주름을 만들어냈다.
고개를 푹 숙이고, 평소 같은 당당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너무도 연약한 모습에 서현우가 속으로 욕을 삼켰다.
그는 모든 게 연기라는 걸 알면서도 유채하에게 손을 내밀었다.
“괜찮아?”
그녀가 촉촉한 눈동자를 들어 올리며 남자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고마워, 현우야.”
평소의 장난기 어린 말투와 달리 한없이 나약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서현우의 목젖이 크게 흔들렸다.
그가 발밑에 흩어진 사진 조각들을 곁눈질하며 유채하를 끌어당겼다.
“따라와.”
어쩐지 함정임을 알면서도 그 속에 발을 들여놓고 만 기분이었다.
서현우가 유채하를 감싸며 인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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