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다음 날 이른 아침, 따뜻한 햇살이 고급 비단 커튼을 비집고 침실로 흘러 들어왔다.
유채하는 드레스룸 안에서 수많은 명품 옷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단아한 흰색 원피스를 골랐다.
오늘은 병문안을 가는 날이고 특히 상대가 여자이니 요즘 꽤 잘하고 있는 예쁜 강아지를 봐서 가끔은 입맛에 맞춰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채하 님, 오늘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시스템은 그녀의 기분 변화를 바로 알아차렸다.
하지만 유채하는 대답하지 않았고 거울 앞에 서서 연한 색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강이현은 진작에 별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다시 평범한 흰 셔츠 차림으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주름진 곳 하나 없이 다림질이 완벽했다.
유채하가 밖으로 나오자 강이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갔다.
“주인님.”
유채하는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고 조금 창백한 그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약은 먹었어? 어젯밤에 잘 못 잔 거야?”
강이현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말했다.
“제가 어떻게 감히 주인님의 명령을 어기겠습니까. 어젯밤에는 조금 긴장돼서...”
유채하는 눈썹을 까닥이며 말했다.
“뭐가 긴장돼?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내가 너희 엄마를 잡아먹기라도 할 것 같아?”
강이현은 귀가 빨개졌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게 아니라... 제 엄마가 힘이 나면 말이 좀 많으셔서...”
30분 후, 두 사람은 산타 마리아 병원의 VIP 병동에 도착했다.
유채하는 병실 문 앞에서 서서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
“어머님, 저 왔어요.”
강정숙은 침대 머리에 등을 기댄 채 잡지를 읽다가 유채하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현이 친구 왔구나. 너 이름이 채하였지? 얼른 들어와.”
그녀는 잡지를 내려놓고 활짝 웃으며 말했고 유채하의 등 뒤를 힐끔힐끔 훔쳐보았다.
“현이는 너랑 같이 안 왔니?”
유채하는 과일 바구니를 서랍장 위에 올려놓고 미소를 지었다.
“이현이는 병원 이전 절차를 밟으러 갔어요. 곧 올 거예요.”
강정숙은 침대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자, 여기 앉아. 나도 마침 너랑 얘기하고 싶었어.”
유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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