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유진업이 갑자기 테이블을 내리치자, 두꺼운 원목 회의 테이블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울렸고, 위에 있던 찻잔이 덜컥 튀어 올랐다.
“유채하! 네가 감히 어른들한테 이렇게까지 오만방자하게 굴어?”
“어른들이요?”
유채하는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었다.
“공금을 빼돌려놓고 조카를 모함하려는 어른들인가요?”
말을 마친 그녀는 책상 위 통신기를 눌렀다.
“보안팀, 들어와서 이사장님들 모셔가. 외부와 연락할 수 없도록 은밀히 압류하고 감시해. 법무팀에 연락해서 고소 준비도 하고.”
곧바로, 회의실 문이 벌컥 열리며 제복 차림의 보안요원 여섯 명이 일사불란하게 진입한 뒤, 세 명의 중년 남자들을 순식간에 포위했다.
이에 유진업, 유진국과 유진방 삼 형제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세 명의 늙은 여우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년한테 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뭐 하는 짓이야! 이거 놓지 못해?”
유진업이 격렬하게 버둥거렸지만, 보안요원의 손이 쇠갈고리처럼 단단히 그를 쥐고 있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끌려가던 유진국은 고개를 홱 돌리며 악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유채하! 이제 다 끝난 줄 알아? 두고 봐!”
그러나 유채하는 고개조차 들지 않고 손에 쥔 서류를 넘기며 무심하게 말했다.
“협박죄도 추가해.”
회의실이 드디어 조용해졌을 때, 구석에 서 있던 강이현이 급히 다가왔다.
“주인님, 이번 일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그들 뒤에 또 다른 세력이 있는 걸 발견했거든요...”
유채하가 대답하려는 순간, 휴대폰이 진동했다.
배승호가 암호화된 파일을 보내온 거였다.
[누군가 널 노리고 있어. 파일 보냈다. 조심해.]
첨부된 파일에는 세 명의 삼촌과 정체불명의 계좌 간 자금 거래 내역이 적나라하게 기록돼 있었다. 가장 최근의 이체 날짜는 바로 오늘 아침이었다.
“배승호?”
옆에서 발신인을 본 강이현이 미간을 좁혔다.
유채하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소식은 빠르네.”
[이미 알고 있었어. 나한테 이렇게 관심이 많을 줄은 몰랐는데.]
유채하가 답장을 보내자, 상대방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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