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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선우진이 강희진을 힐끗 바라보곤 못내 한숨을 내쉬었다. 강희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슬그머니 내렸던 다리를 다시 이불 안으로 거두었다. 분명 걱정이 되어 그런 것임에도 꼭 일부러 무섭게만 구는 듯한 모양새였다. 외인들이 황제를 두고 성질이 괴팍하고 기분이 갈피 없이 오간다 평하는 게 이유가 없는 건 아니었다. 강희진은 아직도 처음 자신이 궁에 들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를 떠올릴 수 있었다. 혹여 황자를 품기도 전에 먼저 목이 달아나진 않을까, 한동안 걱정에 마음을 놓지 못했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느냐?” 선우진은 그녀가 입술을 꼭 다문 채 아무 말 없이 있는 것을 보고는 눈썹을 살짝 치켜들며 물었다. “소첩은 그저 폐하께서 이토록 마음을 써주시니, 이 생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사옵니다.” 강희진은 그럴 듯한 말투로 감격을 가장하며 억지로 눈물을 두 방울 떨어뜨렸다. “속으론 짐을 욕하고 있는 거 아니냐?” 선우진은 못마땅하다는 듯 눈을 흘겼다. “소첩이 어찌 감히 그러겠사옵니까! 소첩은 폐하를 연모하기에도 모자라옵니다!” 강희진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여 이 말에 노여움을 살까 두려웠던 것이다. “네 말대로라면 어찌 다쳤으면서도 말 한마디 않았느냐?” 선우진은 코웃음을 치며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가을 사냥은 일 년에 단 한 번 있는 중사이옵니다. 소첩 때문에 폐하께서 괜한 걱정을 품으시고 기분 상하실까 염려되었을 뿐이옵니다.” 그녀는 옷소매로 눈가를 닦으며 애처로운 빛을 머금었다. “저번에 어서전에서 짐이 네게 한 짓을 아직 마음에 품고 있는 게 아니냐. 짐이 또다시 널 괴롭힐까 겁이 나서 그리 숨긴 것 아니냐?” 선우진의 눈빛은 깊고 깊어 바닥을 알 수 없을 만큼 어두웠다. 그 눈이 강희진에게 닿는 순간, 그녀는 마치 속내까지 들켜버린 듯 숨이 막혔다. “소첩은 결코 그런 마음은 없사옵니다!” 강희진은 허겁지겁 손사래를 치며 부인했다. “짐은 네 생각만큼 그리 못된 사람은 아니다.” 선우진은 앙상해진 그녀의 몸짓을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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