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강희진은 힘껏 턱을 치켜들었다. 입을 열자마자 찬 물이 꿀꺽꿀꺽 목으로 들이닥쳐 숨이 막힐 듯 기침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허나 그 자는 아무런 대답 없이 그녀의 정수리를 누르며 또다시 물속으로 짓이겨 눌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이 아득해질 즈음, 머리 위를 짓누르던 힘이 돌연 사라졌다.
하지만 이미 기력이 다한 강희진은 더 이상 저항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때였다. 차디찬 물속에서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더니 있는 힘껏 끌어올렸다.
“컥, 컥!”
강희진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격렬하게 기침을 쏟아냈다.
한참을 그렇게 숨을 몰아쉬고 나서야 간신히 정신이 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눈앞에 검은 장화 한 쌍이 놓여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화들짝 놀란 강희진은 고개를 들었다.
“영친왕 전하?”
그녀는 멍하니 중얼였다. 방금 자신을 구한 이가 정말로 그였단 말인가?
강희진은 황급히 몸을 일으켜 서며 허리 굽혀 인사했다.
“소첩, 전하의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고개를 숙인 채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머릿속으로 되짚어보았다. 사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강상목과 강원주가 이 시각에 자신을 해하려 들 이유는 없었다.
이 넓은 사냥터에서 자신을 죽이려 하면서도 그럴 담력을 가진 자, 떠오르는 이는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숙빈.
강희진은 이를 악물며 속으로 그 이름을 되뇌었다.
증오가 뼛속 깊이 파고들었다. 자신의 진정한 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씨 일문이었다.
그녀를 죽이려는 것도, 얼굴을 망치려 독을 쓴 것도 모두 숙빈이었다. 이번엔 아예 목숨을 앗아가려 들었다.
이를 깨닫자 온몸이 떨려왔다.
“춥소?”
선우영이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려 했다.
강희진은 재빨리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괜찮사옵니다. 전하의 배려만으로도 충분하옵니다.”
사내 옷을 몸에 걸쳤다간 그것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순간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길이 없었다.
머리 위로 시선이 꽂히는 게 느껴졌고 강희진은 영문 모를 불편함에 눈살을 찌푸렸다.
고개를 들자 선우영이 묘하게 들뜬 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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