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갑자기 선우진이 손목을 거세게 움켜잡자 강희진은 놀라서 흠칫했다.
이윽고 선우진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
“아프다...”
‘아픈데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
속으로는 불만이 차올랐으나 강희진은 꾹 참고 차분한 표정으로 그를 달랬다.
“조금만 참으시옵소서. 이 갈대숲만 벗어나면 의원을 찾아 치료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검에 독이 묻어 있다.”
선우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강희진은 움찔하며 그의 어깨를 바라보았다.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는 탁한 갈색빛을 띠고 있었다. 선우진이 검은 옷을 입고 있었기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어려웠다. 그리하여 그녀는 여태껏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순간 선우진이 돌연 몸을 뒤집더니 그녀를 덮쳤다.
“무엇을 하시려는 것이옵니까?”
강희진은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선우진을 바라보았다.
그녀 앞에 사내는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한 얼굴이었지만 그 병색 어린 얼굴은 오히려 더 눈부실 만큼 아름다웠다.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폐하.”
그가 손을 그녀의 옷 속으로 밀어 넣자 강희진은 작게 읊조리며 눈을 치켜떴다.
하지만 선우진은 그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손으로 급히 그녀의 옷고름을 풀었다.
옷이 흠뻑 젖어 있었던 터라 그녀의 요염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우진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달아오른 강희진의 피부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하아...”
강희진은 저도 모르게 얕은 숨을 토해냈다.
갈대숲 사이로 바람이 스쳤고 정적 속에 숨결만이 가늘게 메아리쳤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선우진은 몸을 일으켜 강희진을 놓아주었고 지쳐버린 그녀는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선우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자 깜짝 놀란 그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일어났소?”
갈대를 헤치고 선우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제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난 잠시 산책을 다녀왔소. 눈을 떠보니 그대가 아직 자고 있어서 말이오.”
그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희진은 그의 안색을 살폈다. 확실히 혈색이 전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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