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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강희진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저들이 악행을 일삼아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 전의 광경이 너무도 끔찍했기에 아직도 가슴이 철렁거렸다. “짐이 이미 가르쳤거늘.” 선우진은 담담하게 말했으나 그 속내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강희진은 순간 놀라 두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그가 무슨 뜻으로 말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그날의 사슴 바로 그것이 선우진이 자신에게 전한 뜻이었다. “소첩, 알겠나이다.” 강희진은 꿀꺽 침을 삼키며 마음속의 충격을 누르려 애썼다. 하지만 선우진이 왜 굳이 이런 걸 자신에게 가르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강상목이 바라는 건 그저 영원히 충성하고 복종하는 꼭두각시였다. 그래서 어머니를 인질 삼아 자신을 그 판 위로 불러들였고 그로써 훗날의 수를 위한 길을 열고자 했다. 선우진에게 있어 자신은 단지 욕망을 풀기 위한 도구, 궁궐에서 가장 곱게 빚어 올린 장식품일 뿐이었다. 그가 굳이 이런 걸 알게 할 이유는 없었다. 강희진은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고 마침내 한 가지 가능성에 다다랐다. 아마도 선우진은 애초에 자신을 눈에 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위협이 되지 않으니 이를 드러내든 말든 상관없다는 말이다. 그녀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선우진은 생각이 깊고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자였다. 강상목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인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은 그저 복수만 마치고 어머니를 데리고 조용히 떠나고 싶을 뿐이었다. 더 이상의 소란은 바라지도 않았다. 생각을 접고 강희진은 곁에 앉은 선우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잠시 눈을 붙이는 중이었다. 두 눈을 감고 평온한 얼굴로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듯 보였다. 강희진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살짝 몸을 틀었다. 창가로 스며든 바람에 발이 살짝 젖히자 빽빽한 숲이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그날 선우진과 함께 사냥터로 향하던 그때처럼. 순간 이 며칠의 모든 일이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경성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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