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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어머니 곁에, 바로 그 여인이 서 있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증오에 강희진은 이를 악물었다. 이것은 곧, 그날 밤 자신을 죽게 한 일이 강원주 하나의 짓만은 아니었음을 뜻했다. 진홍월, 나아가 강씨 가문 모두가 이 일에서 무고하지 않았다. 생각이 그리 미치자 사방에서 하녀 몇이 다가와 강희진의 사지를 억세게 붙들었다. “부인께서 내게 규율을 가르치라 하셨으니 내 정성을 다해야지. 다 큰 계집이 차 한 잔도 제대로 따르지 못하다니 실로 어리석고도 미련하여 중벌이 마땅하다.” 곁에 있던 하녀가 준비해 온 은침을 봉상궁의 손에 건넸다. “어디 보자, 대체 어느 손이 그리도 못 미더운 것이냐.” 봉상궁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무릎을 굽혀 앉아 강희진의 오른손을 잡아채듯 끌어당겼다. 소매가 밀려 올라가자 뜨거운 물에 덴 듯 부풀어오른 손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강희진은 몇 차례 몸을 비틀며 손을 빼려 했으나 번번이 허사였고 하는 수 없이 몸을 움츠린 채 울먹이며 빌었다. “용서?” 봉상궁은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 “내가 너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면 부인께서 날 가만두시겠느냐.” 그리 말한 뒤, 봉상궁은 들고 있던 은침을 번쩍 들어 강희진의 손등을 향해 사정없이 꽂아내렸다. “아악!” 은침이 살 속 깊이 파고들자 찢기는 듯한 통증이 밀려들었다. 도망치려 발버둥 쳤으나 양팔과 어깨를 단단히 잡고 있는 하녀들의 힘은 단단하여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봉상궁은 가차 없이 손등 위의 데인 부위만을 골라 은침을 찔렀다. 물집이 터지며 진물과 피가 뒤섞여 흘러내렸고 그 핏물이 손등 가득 번졌다. 강희진은 속에서 솟구치는 원한을 꾹꾹 눌러 삼키며 꺾인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봉상궁이 마침내 손을 거두었다. 손끝에 핏방울이 튀어 묻자 그녀는 인상을 쓰며 손수건을 찾았고 그것으로 손을 정리한 뒤 그 손수건을 강희진의 얼굴에 툭 내던졌다. “다음 번엔 마마께 차를 따를 적에 손이 덜덜 떨리지 않도록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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