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화
장남수가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선우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장 대감,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강희진이 다정하게 말했다.
선우진이 군졸들에게 끌려간 후로 줄곧 만나지 못했고 장남수가 어찌하여 왔는지도 알지 못했다. 지금 말을 아끼는 것이 상책이라 여겨 강희진은 몸을 사리고 나서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 장남수의 안색이 굳어지더니 서둘러 계단을 올라갔다.
“대감마님, 드디어 오셨군요.”
문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현령은 장남수를 보자마자 급히 맞이했다.
“대체 무슨 일이오? 폐하는 어디 계시오?”
장남수가 물었다.
“폐하라니요? 대감마님, 이 빌어먹을 놈이 글쎄 얼마나 오만방자한지 관아의 군졸들을 다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대감마님마저 안중에 없다고 떠벌리고 다녔습니다. 부디 엄히 다스려 주십시오.”
현령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이라도 선우진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나저나 이 낭자는 누구십니까?”
말을 마치고 나서야 장남수 뒤에 서 있는 강희진을 보았다.
“어디 있소?”
장남수가 엄숙하게 말했다.
“예?”
“현령이 말한 그자가 어디 있냔 말이오.”
그 시각 선우진은 대청에 앉아 여유롭게 손가락에 낀 가락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발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바로 저놈입니다. 보십시오...”
“소신 폐하를 뵙사옵니다.”
현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남수는 재빨리 무릎을 꿇고 선우진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그 모습에 현령은 넋이 나갔다.
선우진은 아무 말 없이 싸늘한 눈빛으로 장남수를 쳐다보았다.
“어서 무릎을 꿇지 않고 뭐 하느냐!”
장남수가 고개를 돌려 현령에게 낮게 말했다.
현령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허둥지둥 몸을 숙였다.
이 일이 강희진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그녀는 조용히 한쪽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시오, 장 대감.”
선우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말투가 평온했고 표정 또한 매우 덤덤하여 속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일수록 보는 사람은 더욱 간담이 서늘해졌다.
조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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