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9화
과연 그녀의 짐작대로였다.
강희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우리는 비록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사실 우리 둘은 별로 친하지 않아요. 오라버니는 어릴 적부터 벙어리처럼 과묵했고 온종일 무예만 연마하느라 우리랑 어울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동생인 정재헌과 더 친했어요.”
봉희설은 털털한 성격이라 강희진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그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만약 꼭 정씨 가문과 혼인을 해야 한다면 나는 차라리 정재헌과 짝을 맺고 싶어요.”
“왜요?”
강희진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정경운에 비해 그의 동생 정재헌은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강희진은 심지어 정재헌이라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았다.
“왜냐하면 정재헌은 몸도 약하고 성격도 순해서 나중에 혼인하게 되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고 날 간섭할 수 없거든요. 근데 경운 오라버니는 달라요. 난 그 사람을 이길 자신이 없어요.”
봉희설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낭자도 참...”
강희진은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혼인이라는 건 절대 장난이 아니니 신중하게 결정하길 바라요.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지 못하면 차라리 혼인을 미루더라도 함부로 결정하진 말고요.”
결국 여자의 일생이 걸린 문제이기에 웃고 장난친 후에 그녀는 봉희설에게 진지하게 몇 마디를 일러두었다.
“알고 있어요. 저도 다 생각이 있어요. 오늘 온 건 그저 어머니를 달래기 위해서예요. 안 그러면 매일 내 귓가에 잔소리를 하셔서 머리가 다 터질 것 같거든요.”
봉희설은 강희진의 말에 순순히 응했다.
“참, 언니, 폐하와 혼인한 건 정말 언니 마음에서 우러나온 거예요?”
문득 그 생각이 떠오른 듯 봉희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강희진을 바라보았고 표정은 드물게 진지했다.
강희진은 잠시 당황했다. 봉희설이 그런 질문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저의 아버지가 늘 말씀하시길, 경성 아씨들은 혼인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 불쌍하다고 하셨어요. 언니는 폐하와 함께 지내시는 게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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