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화
밤하늘은 고요했고 달은 가늘고 날카롭게 휘어 있었다.
희미한 등불 아래 강희진은 얇은 옷을 입은 채 선우진의 어깨를 조심스레 주무르고 있었다.
“이번 일은 그대의 공이 크다. 그대가 아니었으면 장남수를 어찌 처단하였겠는가.”
선우진이 낮에 있었던 사건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오정렬과 장남수는 워낙 교묘하게 일을 숨겼고 둘 다 조정의 중신이라 뚜렷한 증거 없이는 쉽게 손댈 수 없었다. 그래서 관아를 통해 간접적으로 증거를 수집했고 장부 덕에 모든 게 맞춰졌다.
“소첩은 폐하의 사람이니 폐하의 근심을 덜어드리는 것이 소첩의 소명이지요.”
강희진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정갈했다. 등불 그림자 속 그녀는 더욱 고운 자태를 드러냈다.
“허나 오늘은 기 대감 댁에서 그리 좋게 말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선우진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
“소첩이야 그 자리에 계신 대신들 앞이었으니 체통을 지켜야 했지요. 안 그러면 또 어떤 이들은 여인네가 조정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며 장 대감처럼 저를 폐하께 상소하겠지요. 그럼 폐하께서 곤란해지지 않으시겠습니까?”
강희진은 말끝을 귀엽게 흘리며 살짝 볼을 부풀렸다.
그러자 선우진은 피식 웃더니 그녀의 허리를 슬며시 감싸안았고 강희진의 몸은 그의 무릎 위에 자연스레 안겨 있었다.
“공을 세웠으면 상을 받아야지. 말해보아라. 무엇이 갖고 싶으냐?”
선우진의 입가에 부드러운 웃음이 감돌았다.
눈앞의 강희진은 낮에 기대감 앞에서 보였던 단단한 기세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고 그런 모습에 불현듯 마음이 흔들렸다.
“소첩이 바라는 건 이미 받았사옵니다.”
강희진은 순순히 그의 눈을 마주 보며 대답했다.
“오?”
선우진은 흥미로운 듯 고개를 기울였다.
“소첩이 바란 것은 폐하께서 기쁘신 얼굴을 보는 것이었지요. 폐하께서 요즘 상인세 폐지 건으로 밤낮으로 애를 쓰시는 걸 보니 소첩 마음이 여간 아픈 게 아니옵니다.”
그녀의 말투는 진심을 담은 듯 부드러웠다.
사실 이번 일로 선우진에게 도움을 준 건 분명했으나 지나치게 앞에 나서면 도리어 경계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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