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화
선우진이 비록 이 일이 그가 한 짓임을 안다고 해도, 그에게 죄를 묻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짐짓 떠본 것은 다름 아닌 그녀에게 기선을 제압하려는 속셈이었다.
만약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르는 척한다면 괜찮겠지만 자칫 선우영의 죄를 들추는 순간 그는 즉시 그녀에게 뒤집어씌워 선우진에게 고해바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도리어 두 사람의 형제애를 이간질하는 악인이 되고 만다.
이런 어리석은 짓을 그녀가 할 리 없었다.
“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전하께서는 댁으로 돌아가 편히 쉬십시오. 저는 먼저 가겠습니다. 전하께서 마차를 조금만 비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골목이 좁은 것도 아닌데 선우영은 고의로 길을 막고 있었다.
“본왕은 어쨌든 황실 사람이자 폐하의 아우이지만 민빈은 아무리 총애를 받는다고 해도 결국 후궁일 뿐이오. 헌데 감히 본왕에게 길을 비키라고 하는 것은 분수를 넘는 행동이 아니겠소?”
역시, 예상대로였다.
선우영의 말은 겉으로는 마차를 옮기라는 뜻이었지만 속으로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넌지시 언급하는 것이었다.
억울한 일을 당했어도 조용히 넘어가라는 암시였다.
“전하께서 말씀하시는데 어서 옮기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
바깥에서 시종이 불만스럽게 재촉하며 매우 무례하게 말했다.
“마마, 어찌할까요?”
마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강희진의 의견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마차를 세우고 나를 따라 내리거라.”
강희진은 담담하게 이 한마디를 남기고, 곧바로 마차에서 내렸다.
선우영은 마차 안에 앉아 시종이 바깥 상황을 보고하는 것을 듣고 갑자기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무슨 뜻이오?”
그는 불쾌한 듯 물었다.
“전하께서 기어이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이 마차를 버려두고 걸어서 돌아가는 수밖에요.”
강희진은 짐짓 겸손한 척 말했다.
하지만 결코 길을 비켜줄 생각은 없었다.
강희진은 마부를 이끌고 선우영의 옆을 스쳐 지나갔고 텅 빈 마차만이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았다.
“민빈은 지금 나를 시험하는 것이오?”
선우영은 격노하며 휘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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