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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강희진은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걸음을 재촉해 그의 뒤를 따랐다. 거리에는 정적만이 감돌았고 두 개의 그림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바싹 붙어 있었지만 침묵만이 감돌았다. “폐하, 신첩이 혹 폐하의 일정을 방해한 것은 아니온지요?” 마침내 강희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니다.” 선우진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본래 빈을 데리러 온 것이다.” ‘뭐라고?’ 강희진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우진이라는 사람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친왕은 짐에게 유일한 적통 혈육인 아우다.” 선우진은 느닷없이 선우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강희진은 그 속뜻을 헤아릴 수 없어 섣불리 말을 잇지 못했다. “선황께서는 아들 여덟을 두셨으나 그중 둘은 개찰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 짐이 옥좌에 오른 뒤, 국호를 욱으로 고치고 작위를 내려 땅을 나누어 나머지 다섯 황자는 모두 도성 밖으로 내보냈다. 허나 영친왕만은 유독 곁에 두었다.” 선우진은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 까닭을 짐작하겠느냐?” 갑작스러운 물음에 강희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신첩은 폐하께서 형제간의 정을 깊이 여기시어 영친왕을 경성 밖으로 떠나보내기 아쉬우셨던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흠잡을 데 없는, 예의 바른 대답이었다. “아니다.” 선우진은 살짝 고개를 저었다. 강희진은 어리둥절하여 고개를 갸웃거리며 선우진을 바라보았다. “돌이켜보면, 열세 황자가 왕좌를 두고 다투며 서로 죽고 죽이던 그 난리통은 실로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짐의 선친께서는 그 피비린내 나는 형제들의 시신을 딛고 겨우 옥좌에 오르셨지.” 선우진은 잠시 말을 멈추고 회상에 잠긴 듯했다. “그 일이 늘 마음에 걸리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승하하시기 전에 짐에게 영친왕만큼은 잘 보살피고, 부디 형제끼리 피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라 당부하셨다.” ‘그러셨구나.’ 강희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선우진이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는 까닭은 무엇일까? 영친왕에게 사정이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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