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7화
“부인이 방금 말한 것들을 나도 다 알고 있소.”
강상목은 꼿꼿하게 앉아 있었고 눈빛은 매서운 칼날 같았다. 그의 시선은 멀리 앞을 향해 있었으나 단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그럼 영감의 뜻은 어떻습니까?”
진홍월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고 속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애써 조급함을 감추며 그의 답을 기다렸다.
“그건 부인이 알 바가 아니오.”
강상목은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부인은 그저 원주나 잘 단속하오. 괜한 짓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게 말이오. 나는 반드시 그 아이를 후궁 자리에 앉힐 방도를 마련할 것이니.”
그의 말투엔 흔들림도 망설임도 없었고 자신감만 가득했다.
“예, 알겠습니다.”
진홍월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강희진의 처소 밖에서 강주선은 벌써 몇 바퀴나 서성거렸다.
“내가 저 방 문을 두드리면 무슨 말을 꺼내야 좋을까? 희진이는 속 깊고 강한 아이니, 이런 약해진 모습을 남에게 보이는 걸 싫어할 텐데... 괜히 내가 먼저 나섰다가 더 상처 주면 어쩌지?”
그 말을 듣고 있던 준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래도 한 번 시도해 보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셋째 아씨께선 이치를 따지는 분이니, 괜히 노여워하시진 않을 듯합니다.”
“그렇긴 한데...”
강주선이 또 망설이려는 찰나.
“도련님, 여기 계셨습니까?”
바로 그때 강부겸이 뜰 안으로 들어섰다.
“혹시 희진이를 위로하려 하시는 겁니까?”
강부겸은 늘 그렇듯 온화하고 겸손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 그런데 지금 그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몰라 걱정이구나.”
강주선이 방 안을 한 번 힐끗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실례를 무릅쓰고 말씀 드리자면...”
강부겸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작은어머니께서 생전에 부인과 큰아씨께 시달리셨지 않습니까. 그 점을 누구보다 희진이가 잘 알고 있기에 지금 마음속엔 원망이 클 것입니다.”
“그리고 부인은 도련님의 친모시니 도련님의 얼굴을 보는 순간, 희진이의 마음이 더 아플지도 모릅니다. 그리되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실례를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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