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1화
“강씨 가문의 적장자인 오라버니는 훗날 대감의 뜻을 이으셔야 할 분이시죠. 그런데 그 자랑스러운 장자가 과거 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렀단 사실을 만에 하나 대감이 아신다면 그 충격이 얼마나 크시겠습니까.”
강희진은 입을 다물 기색이 없었다.
그녀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강신우의 안색을 더없이 어둡게 물들게 했고 그녀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 일이 폐하의 귀에라도 들어간다면 어떻겠습니까. 조정의 윗분들이 다 알게 된다면 강씨 가문의 두 분께서는 그것을 어찌 감당하시겠냐는 말입니다.”
“도대체 네가 원하는 게 뭐냐?”
결국 강신우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강희진은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마음 깊은 곳을 정통으로 찌르는 말들, 그가 감추고 싶은 모든 치부에 가차 없이 손을 대는 이 여인 앞에서 강신우는 단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었다.
그는 강희진을 똑바로 응시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초췌하고 말라 보였던 그녀가 이 순간만큼은 왠지 모를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기세에 짓눌린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겁이 났다.
“부겸 오라버니를 관직에 들게 해 주세요.”
강희진은 돌려 말하지 않았고 단호한 태도로 요구를 내뱉었다.
“저는 오라버니께 원한도 없고 괜히 엮어서 끌어내릴 마음도 없지요. 이번 한 번만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이 일은 제 평생 입에 담지 않겠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단 한 마디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좋다.”
한참을 침묵하던 끝에 강신우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강희진은 더 말을 잇지 않았고 그저 서둘러 달라는 말만 남긴 채 뒤돌아 걸음을 옮겼다.
방을 나서자 겨울바람이 거칠게 몰아쳤고 얼굴을 때리는 차디찬 바람에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껏 나는 늘 기다리는 쪽이었지. 모든 게 완벽히 준비될 때까지,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
하지만 세상만사는 늘 기다려주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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