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화
강희진의 어조는 담담했다.
“그럼 이제 어떡해? 만약 저년이 황자를 낳으면 폐하께선 기어코 숙빈을 중전으로 올릴 것이야. 그럼 나는 그동안 애써 쌓아온 공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고!”
강원주의 눈매가 날카롭게 일그러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신경질적으로 갈라져 있었고 한껏 날이 서 있었다.
“내 부모님께서 널 궁에 들여보낼 때 뭐라 하셨는지 기억 안 나?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품어야 한다,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누누이 말했건만 넌 어땠어? 귀비라는 자리에 연연하며 괜한 체면을 지키겠다고 질질 끌다 결국 숙빈에게 선수를 뺏겼어!”
“강희진, 이번 일은 무슨 수를 쓰든 네가 해결해. 해결 못 하면 넌 죽는 게 나을 거야. 내 말이 허튼지 아닌지 직접 겪어보면 알게 될 거야.”
이를 악물고 뱉어낸 협박은 마치 살을 찢는 독처럼 강했다. 강원주는 눈에 핏줄이 선명히 드러날 만큼 분노로 들끓었고 표정은 금방이라도 강희진을 찢어발길 듯했다.
강희진은 싸늘하게 그녀를 흘긋 훑고는 묵묵히 옆으로 돌아 나아갔다.
“강희진! 너 죽고 싶냐!”
등 뒤로 날아드는 고함에도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고 아무 말도 없이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네 어미가 죽은 건 너에게 내려진 천벌이야!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계속 날 거스르면 넌 그년보다 더 비참하게 죽게 될 거야!”
강원주는 이성을 놓고 막무가내로 소리 질렀고 그 모습은 마치 저잣거리의 악다구니 아낙 같았다.
그러나 강희진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코웃음을 흘렸다.
‘천벌이란 말을 저 입으로 내뱉다니, 그거야말로 참 우스운 일이구나.’
...
얼마 지나지 않아 오윤초가 조심스럽게 강희진의 처소로 들어섰다.
“강원주는 아직도 아씨를 헐뜯으며 욕설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 성정으론 당분간 진정되지 않을 듯싶습니다.”
그녀는 나지막이 전한 뒤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황자만 낳으면 중전이 될 줄 알고 달려들었는데 그 자리를 숙빈에게 뺏겼으니, 분통이 터지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강희진은 차갑게 웃었다.
“정승님도 더는 지켜보기만 하진 않으실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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