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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9화

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예전엔 내가 그만한 사람이라는 자신이 없었거든요.” 시언이 잔잔하게 받아쳤다. “자신을 깎아내리지 마. 지난 일은 이제 다 지난 일이야.” 은정은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다들 도착했어요?” “시야는 일이 있어서 모레 밤영이랑 같이 올 거고, 시경이랑 시온은 먼저 도착했어.” “밤영도 와요? 입양한 그 아이는 아직 못 봤는데.” “아주 똘똘하고 귀여워. 직접 보면 알 거야.” 은정은 깊은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백협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요. 진심으로.” 시언은 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2년만 더 기다려. 삼각주 상황이 더 안정되면, 너도 소희도 돌아갈 수 있을 거야.” “그래요, 알겠어요.” 은정은 짧게 대답했다. 그러다 문득 뭔가 생각이 났다. “아, 저 이번에 들러리예요?” “소희가 그렇게 정했어. 처음 정할 땐 너랑 유진이 아직 사귀기 전이라서, 지금은 유진이도 들러리로 같이 세우면 딱 맞겠지.” 그 말을 들은 순간, 구정의 머릿속엔 유진이 그 얘기를 들었을 때 환하게 뛰어오를 모습이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역시나, 그가 유진에게 들러리를 부탁했다고 전하자, 유진은 그대로 그 품에 뛰어들었다. 두 눈이 반짝이며 설렘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면 우리 결혼식장에서 당당하게 춤출 수 있는 거야!” 은정은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성연희와 노명성도 운성에 도착했다. 연하가 도착하자 강씨 집안은 원래도 들썩였지만, 더더욱 재미있어졌다. 연희는 먼저 강재석의 기분을 한껏 띄워놓고, 손님이 올 무렵에는 소희를 붙잡고 후원으로 빠졌다. 소희는 살짝 눈치를 보며 물었다. “또 남편이랑 싸운 거야?” 두 사람의 분위기는 확실히 어색했고, 연희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그 사람, 이제 나 안 사랑하는 것 같아!” 소희는 할 말을 잠시 잃었다가, 눈썹을 치켜올리고 웃으며 물었다. “그 이유가 뭔데?” 연희는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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