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17화
피아노를 치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며 환한 미소로 인사했다.
“조백림!”
남자는 훤칠하고 잘생긴 영국 남자였고, 백림이 유정을 소개했다.
“내 약혼자, 유정이야.”
남자는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는 유정에게 다가가 인사 겸 안아주려 했지만, 백림의 시선에 멈춰 섰다.
“얘를 안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남자는 어깨를 으쓱이며 능숙하게 말했다.
“정말 인색하네.”
백림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태연하게 웃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양보 못 해.”
유정은 그 말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에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물러서며 유정에게 미소로 인사했다.
“난 조지라고 해요. 백림과는 절친이죠.”
백림이 덧붙였다.
“조지는 본명이 아니야. 자기가 직접 지은 이름이지. 우리나라에서 꽤 흔한 외국인 이름 같다고 좋아하더라고.”
유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데?”
백림이 조지를 향해 말했다.
“유정이가 나한테 여길 몇 명이나 데려왔냐고 물었는데, 네가 대답해 줘.”
조지는 즉시 손가락을 하나 펴며 과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한 명! 유정 씨는 백림이가 이곳에 데려온 유일한 여자예요!”
유정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그럼 조지 씨, 이런 식의 거짓말을 백림이 대신해 준 게 몇 번이나 되나요?”
이에 조지는 손가락을 꼽으며 고민하는 척했다.
“하나, 둘, 셋...”
백림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조지, 그만 좀 해.”
조지는 껄껄 웃으며 유정에게 말했다.
“내가 거짓말하는 거 아니에요. 정말로 백림이 여기 데려온 여자는 유정 씨가 처음이에요. 하지만...”
조지는 말을 끊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정 씨가 워낙 사랑스러워서 하는 말인데, 백림은 여자를 다른 곳에 데려갔을 수도 있어요. 걔 꽤 교활하니까 속지 마요.”
백림은 할 말을 잃었고, 유정은 정색하며 말했다.
“조지 씨 귀띔해 줘서 고마워요.”
“아름다우신 유정 씨, 별말씀을 하시네요.”
백림의 시선이 점점 살벌해지자, 조지는 황급히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그러고 백림은 피식 웃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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