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26화
비가 멎은 고요한 새벽, 방 안은 어둡고 적막했다. 하지만 조백림의 눈동자는 구름 너머 별처럼 은은하게 빛났다.
남자의 얼굴은 꽤나 편해 보였고, 뚜렷한 이목구비엔 나른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이윽고 그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도 아까 한 말 취소할게. 넌 전혀 바보 아니야. 오히려 아주 눈썰미가 좋아.”
유정은 백림이 또 자화자찬하는 걸 보고 웃으려 했지만, 갑작스레 가슴에 통증이 밀려와, 본능적으로 가슴팍을 눌렀다.
백림은 곧바로 다급히 물었다.
“또 아파?”
“조금.”
“내가 마사지해 줄게.”
백림은 손바닥으로 유정의 옷자락을 살짝 들쳤다.
감기약이 퍼지며 유정의 몸은 땀에 젖어 있었고, 차가우면서도 매끄러운 살결이 밤공기처럼 시원하게 닿았다.
유정은 반쯤 잠든 듯, 반쯤 깨어 있는 상태였지만, 백림의 손이 닿자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였다.
얇은 옷 사이로 남자의 손을 막으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
백림의 눈동자는 어두우면서도 깊었다. 그는 조심스레 여자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아프게 하진 않아.”
유정은 키스를 받으며 점점 더 정신이 흐릿해졌고, 힘이 빠진 손끝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
다음 날 아침, 비가 그치고 맑은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햇살은 유정의 부드럽고 또렷한 이목구비를 비추며 눈꺼풀을 간질였다. 길고 검은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이내 천천히 눈이 떠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바로 앞에 서 있던 백림이었다. 남자는 침대 옆에 기대서 유정의 이마에 손을 얹고는 환하게 웃었다.
“열 내렸네.”
조금 흐릿한 정신 속에서 유정은 백림의 잘생긴 얼굴과 눈동자에 담긴 다정한 표정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했다.
마치 마음속 어딘가가 톡 하고 눌리는 듯, 불현듯 가슴이 따끔거렸다.
이때 백림은 더 가까이 다가와 유정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눈 뜨자마자 나를 보니까 너무 좋아서 멍했어?”
유정은 얼굴에 열이 확 오르는 걸 느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너 왜 또 내 방에 있어?”
이에 백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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