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28화
조시안은 방 안을 한 바퀴 훑어보며 시선을 돌리다, 유정에게 잠깐 머문 눈길을 거두고 조백림을 바라봤다.
“형, 무슨 일이에요?”
오늘이 조백림과 유신희의 약혼식이라는 걸 시안은 알고 있었다. 유정을 포기하고 신희를 택하다니, 도무지 백림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시안에게 한 줄기 희망을 안겨주었다. 최소한, 유정과 백림은 더 이상 아무 관계도 아니라는 뜻이었으니까.
시안이 등장한 순간부터 신희는 얼어붙은 듯 굳어 있었다. 주준이 왜 이 자리에 갑자기 나타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주준이 아버지를 부르고, 백림을 형이라고 부르자, 신희는 이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몇 초 만에 정신을 차린 신희는 확실히 깨달았다. 주준이 백림의 이복동생, 조씨 집안의 사생아 조시안이었다.
‘주준이, 바로 조시안이었다니!’
신희는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서 많은 일들이 하나로 엮여지기 시작했다.
왜 시안과 칠성이 작품의 절정기에서 돌연 협업을 중단했는지, 왜 시안이 칠성 이야기를 할 때마다 말을 아꼈는지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둘 사이에 백림이라는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시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칠성이 유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 전시하기 전부터 그 존재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칠성과 함께 전시회를 나가자고 고집했을까?
그건 백림을 도발하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유정을 좋아해서였을까?
수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며, 실타래처럼 얽혀 멍해졌다.
신희는 멍하니 주준을 바라보았지만, 남자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백림이 시안을 부른 이유가 궁금해졌다.
혹시 신희랑 백림의 약혼을 지켜보게 하려는 건가?
백림이 혹시 자신이 시안을 좋아하는 걸 알고, 일부러 마음을 꺾으려는 걸까?
신희가 끝없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조변우가 입을 열었다.
“백림아,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시안을 왜 부른 거지?”
백림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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