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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7화

유정은 살짝 놀랐다. 그날 밤 조백림이 그렇게 분노했던 걸 생각하면, 분명 앙심을 품고 방해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도 무산될 거라 각오했었기에, 계약이 성사됐다는 사실은 예상을 완전히 예상 밖의 일이었다. 그날 오후, 양측 회사는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했고, 유정과 프로젝트 책임자는 그 자리에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며칠 사이, 판매 부진을 겪던 제품들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고, 자금도 빠르게 회수되었다. 다른 프로젝트 역시 새 진전을 보이며 회사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이 감지되었다. 유정은 여전히 그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백림이 더는 그녀를 견제하거나 회사에 손을 대는 일은 없는 듯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서로의 세계에서 사라졌고, 이젠 일말의 교차점조차 없었다. 바쁜 와중에도, 간혹 잠시 숨을 고를 때면 문득 백림이 떠올랐고, 그럴 때마다 유정은 생각했다. ‘어쩌면, 조백림도 마음을 정리한 걸까.’ 한편, 조시안은 며칠째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그림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여경이 노크 후 조심스레 방에 들어서고는, 우울한 기색이 짙은 시안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유신희도 괜찮은 아이잖아. 유씨 집안에서 많이 예뻐해 주고, 지금은 갤러리에서 일하지만 소유한 부동산이랑 회사도 유정이 못지않아.” 그러나 시안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전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 말에 여경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조백림도 유정을 좋아하는 건 아닐 수도 있어. 원래 재벌가 정략결혼이란 게 다 그런 거야. 감정은 중요하지 않아.” 시안의 목소리는 더 깊고 낮게 가라앉았다. “정말 좋아하지 않았다면, 왜 그렇게 붙잡고 안 놓는 건데요?” 뜻밖의 말에 여경은 시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너, 유정일 그렇게까지 좋아해?” 시안은 쥐고 있던 펜을 꾹 움켜쥐고 낮게 대답했다. “그래요. 전 유정을 좋아해요. 다른 누구도 아니라, 유정 한 사람만 좋아해요.” 이에 여경의 눈에 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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