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1화
시안은 늦은 밤, 급히 저택으로 돌아왔다.
거실에는 여경이 난로를 안고 앉아 있었다. 얼굴엔 어딘지 모르게 온화한 미소가 떠 있었고, 말투 또한 다정했다.
“2층에 올라가 봐. 엄마가 너한테 줄 선물이 있어.”
시안의 눈빛이 반짝이며 물었다.
“무슨 선물이요?”
여경은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난로 표면의 무늬를 어루만졌다. 눈매는 부드러웠지만, 눈동자 깊숙한 곳에는 서늘한 기운이 도사리고 있었다.
“가보면 알아. 네 방에 있어.”
여경은 잠시 뜸을 들인 후 덧붙였다.
“마음 약해지지 마. 기억해. 이건, 네가 받아 마땅한 거야.”
시안은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계단을 올랐다.
방문을 열자, 어두운 조명 아래 침대 위에 누운 여자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이윽고 그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긴 머리카락을 걷어냈다.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시안의 숨결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온종일, 아니 그보다 더 오래도록 그리워하던 얼굴. 유정이었다.
유정은 옆으로 몸을 돌린 채 누워 있었고, 한쪽 팔은 침대 기둥에 가늘고 단단한 밧줄로 묶여 있었다.
눈은 꼭 감겨 있었고, 니트 소매 아래로 보이는 목덜미엔 선명한 멍 자국이 남아 있었다.
옆의 협탁에는 이미 사용된 주사기가 놓여 있었다.
시안은 손을 뻗어 그녀의 목덜미 위 멍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다,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칠성.”
시안은 낮고 애타는 목소리로 칠성의 이름을 불렀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여경이 들어왔고,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지금은 아직 손을 풀지 마. 깨어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시안은 불쾌한 얼굴로 물었다.
“지금 상태 괜찮은 거예요?”
“죽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여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지금 해. 깨어나도 이 일, 아무한테도 말 못 해. 알잖아,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여경은 덧붙일 말도 없이 문을 닫고 나갔다.
방 안은 더욱 어둠에 잠겼고, 시안은 천천히 유정의 허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남자의 시선은 흐려졌고,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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