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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0화

유정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전에 네가 말했잖아. 감정 없는 관계에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그 말, 맞는 것 같아서 그냥 정리했어.” 장의현은 놀란 듯 숨을 들이켰다. “그럼, 내가 원흉인거야?” 이에 유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그냥 내가 스스로 정리한 거야.” 의현은 유정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근데 뭔가 계기가 있었던 거 아냐? 갑자기 그렇게 깨달을 정도면.” 유정은 전방 도로를 응시했다. 형형색색 네온사인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며, 빛과 그림자가 교차했다. “사람은 어떤 순간, 문득 정신이 들 때가 있잖아.” 유정의 목소리는 낮고 잔잔했고, 의현은 아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조백림이 너한테 꽤 잘해주는 줄 알았어. 시간 지나면 정이 들겠거니 했는데.” 유정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그 사람은, 모두한테 잘해.” 그 말은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히 들렸다. 의현은 그제야 무언가를 알아챈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네가 괜찮다면, 그걸로 된 거야.” 유정은 의현을 향해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너만 있으면 나 아주 괜찮거든.” 이에 의현도 활짝 웃었다. “이래서 내가 널 좋아한다니까. 마음 안 좋을 것 같아서 얼른 내려왔지!” 유정은 콧소리로 응수했다. “그런데 너, 며칠 전만 해도 심심해서 죽겠다고 했잖아.” 의현은 순간 할 말을 잃었지만 뻔뻔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은 마음에만 담아두고 굳이 꺼내진 말자? 알았지?” 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알았어.” 두 사람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고,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곳은 강성의 구시가지, 온통 고전풍의 장식으로 꾸며진 거리였다. 해가 지고 붉은 등이 일렬로 걸린 모습은 마치 용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듯 화려하고 눈부셨다. 날씨는 제법 추웠지만, 거리는 여전히 활기가 넘쳤다. 근처 대학교의 학생들과 젊은이들은 한복이나 개량한복을 입고 거리를 거닐고 있었고, 거리 곳곳엔 설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었다. 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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