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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3화

“유정아, 상황이 어떻든 간에 지금 조시안은 유신희의 약혼자야. 너도 좀 자제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너희 둘 관계가 이렇게 모호하면, 우리 신희는 어쩌란 말이니? 너야 망신당해도 상관없겠지만, 우리는 체면이 있다고!” 조엄화가 못마땅하다는 듯 쏘아붙이자, 서은혜가 화를 참지 못하고 맞받았다. “우리 유정이는 절대 그런 아이 아니야. 의심되면 조시안 불러서 직접 물어보든지!” 이에 신희는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껴 말했다. “시안 씨가 오면 당연히 언니 편만 들겠죠.” 그 말에 조엄화는 턱이 떨릴 만큼 격분했다. “형님네 딸이 조씨 집안 형제랑 얽혀선 안 될 관계를 만들고, 왜 우리 신희까지 휘말리게 하는 거예요?” “유정아, 당장 조백림 찾아가서 말해. 우리 신희 조시안이랑 파혼하겠다고!” 유정은 오히려 침착하게 말했다. “숙모가 이 혼사를 원하지 않으시면 직접 가서 말씀하세요. 지금 한 말을 조씨 집 사람들 앞에서 똑같이 말해보시죠.” “난 차라리 일이 커지는 게 좋아요. 일이 커지면 진실도 드러나니까요.” 조엄화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날카롭게 물었다. “무슨 진실?” “그러니까요. 진실도 모른 채 뭐가 그리 분노에 차서 고함만 지르세요?” 유정은 조엄화를 지나쳐 신희를 바라봤다. “그만 좀 울어. 착한 척하지 말고, 지금 당장 조시안 찾아가서 정확히 물어봐. 그 사람이 왜 다쳤는지, 직접 확인해.” “다 확인하고 나서 나한테 뭐라 해도 늦지 않아.” 그 말을 끝내고 유정은 돌아서서 나가려 했으나, 뒤에서 조엄화가 분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아버님, 어머님, 신희가 이렇게 큰 모욕을 당했는데 가만히 계실 거예요?” 서은혜는 단호히 말했다. “유정이 말이 맞아요. 우선 사실부터 제대로 확인해야죠. 어쨌든 우리 유정이가 조시안이랑 뭔가 있는 건 절대 아니에요.” “우리 신희가 자기 귀로 들은 건데, 그게 거짓일 수 있겠어요?” 조엄화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현관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유정은 서은혜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 “자는 척하는 사람은 아무리 불러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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