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5화
그날, 유정은 전부 다 알고 있었다.
출장 중이던 조백림이 전화했을 때, 유정은 단지 알았다고만 말했고, 그 뒤로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
그때 백림은 이미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어야 했다.
그 후, 유정은 그와 자신은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건 순수한 감정이라고, 백림을 성준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백림은 그때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진심일수록 더 무서운 법이야.”
그제야 지금, 모든 게 차분해진 지금에서야 백림은 유정이 했던 말들이 어떤 뜻이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그날 밤, 유정은 분명 몹시 괴로웠을 것이다.
기침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얼굴이 떠오르면, 백림의 가슴은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아파왔다.
그런데 하필 그날, 백림은 유정에게 더 큰 오해만 남긴 채 출장 중이었다.
그 후 백림은 사진 한 장에 휘둘려 유정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돌아섰다고 믿었고, 분노에 휩싸인 그는 잔인할 만큼 복수했다.
사실 단순한 복수만이 아니었다. 남자는 유정에게 상처를 주는 모욕적인 말들을 끝도 없이 쏟아냈다.
이 수많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지나가자, 백림은 눈을 감고 차에 몸을 기댄 채 머리를 뒤로 젖혔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백림은 유씨 저택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고, 별장으로 돌아갔을 땐 이미 동이 틀 무렵이었다.
소파에 다시 주저앉아 담배를 꺼냈지만, 라이터는 아무리 해도 불이 붙지 않았다. 끝내 그것을 내던졌고, 테이블을 발로 차 뒤엎었다.
새벽의 고요함은 테이블이 엎어진 소리에 의해 깨졌다.
백림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얼굴을 감쌌다. 가장 걷어차고 싶은 건,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그 모든 고통 끝에, 백림의 마음엔 한 줄기 희망이 피어올랐다.
그날 유정이 기은미와의 키스를 보고 그렇게 괴로워했다는 건, 그만큼 자신을 신경 쓰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유정은 서선혁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백림 자신이라는 생각에 끊임없이 마른침을 삼키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백림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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