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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8화

이전부터 함께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대해 조씨그룹에서 새로 담당자를 보내와 다시 협상을 제안했다. 유정은 감정에 휘둘려 일과 돈을 망칠 생각은 없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중간 단계까지 와 있었고, 수많은 직원의 노력이 들어간 일이었다.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계속 진행되었고, 거래를 끊었던 여러 클라이언트도 차례로 유정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며 조건을 낮추고 다시 협력해 달라 요청해 왔다. 심지어 조엄화에게 빼앗겼던 두 명도 돌아왔다. 조엄화는 성과에만 급급해 고객들과 구두로만 계약하고 무리하게 생산을 시작했다. 결국 고객들이 떠나면서 판매처가 사라졌고, 유준성에게 심하게 질책당했다고 한다. 들리는 말로는 조엄화가 스트레스에 산소호흡기까지 썼다는 말도 돌았다. 그날 저녁 무렵, 유정은 조백림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방 정리하다가 네 스케치북 하나 찾았어. 와서 가져가.] 유정은 조금 당황했다. 그림 스케치북이 없어진 걸 느끼긴 했지만, 그게 망강 아파트에 떨어져 있었을 줄은 몰랐다. “회사에 택배로 보내줄래?” 담담하게 말하는 유정에 백림이 대꾸했다. [시간 없어.] 그리고 유정은 말이 없자, 백림은 다소 성가신 기색으로 말했다. [지금 와서 가져가든가, 아니면 버릴 거야.] 유정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시간을 확인했다. 마침 퇴근할 시간이기도 해서, 알겠다고 대답했다. “알겠어. 지금 갈게.” [여기서 기다릴게.] 백림은 더 이상의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유정은 짐을 정리하고 1층으로 내려가 차를 몰아 망강 아파트로 향했다. 예전엔 매일 퇴근하면서 지나가던 거리였다. 익숙한 도로, 익숙한 상점들.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마저 어제와 같은 모습 같았다. 모든 게 마치 어제 일처럼 그대로였다. 도착하니 현관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안에서는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유정이 문을 두드리자 백림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유정이 문을 밀고 들어가자, 마침 부동산 중개업체 유니폼을 입은 젊은 여성이 조백림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다. “사장님, 좋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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