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67화
유정의 눈동자에 맺힌 눈물을 본 조백림은 눈을 크게 떴고, 가슴속에서 묵직한 통증이 번져왔다.
“미안해.”
남자가 정말로, 오래도록 전하고 싶었던 말이었으나. 유정은 냉소를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할 필요 없어. 네가 잘못한 게 아니라, 내가 정신을 못 차렸던 거지. 이제 내 손 좀 놔줄래?”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한 번만 더 믿어줄 수 없어?”
백림의 눈빛은 진지하고 간절했지만 유정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우리 사이엔 신뢰란 게 없었어. 겨우겨우 쌓았던 것도 결국 네가 다 무너뜨렸잖아.”
“그게 무너지고 나면, 두 번째는 없어.”
백림은 유정을 응시했다.
“만약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그래도 안 돼?”
유정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가 왜 끝까지 이유도 설명 안 하고, 오해받고, 보복당하면서도 가만히 있었는지 알아?”
“난 네가 이렇게 나와 마주 앉아서, 해명하고, 사과하고, 집착하게 될 걸 알았거든.”
그날 백림이 기은미와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그 순간 모든 게 끝났다고 유정은 느꼈다.
그 뒤로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유정의 결정을 되돌릴 수 없었다.
유정은 백림에게 이별의 이유를 굳이 말하지 않았다.
말한다는 건 곧 남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고, 어쩌면 그걸 핑계로 자신이 백림을 다시 받아들이게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유정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백림은 심장을 찌르는 듯한 고통에 잠겼다.
“그렇게까지 단호해야 해?”
유정의 목소리는 메말랐다.
“솔직히 말하면, 예전엔 너한테 조금은 감정이 있었어. 하지만 그건 사랑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었어. 지금은 그조차도 남아 있지 않아.”
백림은 유정의 손을 더 세게 움켜쥐더니, 입꼬리를 삐딱하게 올렸다.
“이게 네가 말하는 감정이야? 그래 봤자 그 정도였던 거네.”
유정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래도 다행이야. 깊게 빠지지 않아서.”
백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입술을 일자로 앙다문 채,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좋아, 잘 알았어.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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