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7화
조시안의 말은 유정의 가슴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이윽고 유정은 차분히 물었다.
“그게 사실이라는 증거 있어?”
시안의 목소리는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날 너희를 따라다닌 사람, 내가 찾아냈어. 그 사람이 직접 입으로 말했어. 형한테 돈을 받고 따라다녔다고.]
[유정아, 네가 지금 나한테서 의심을 느끼는 거 알아. 형이랑 너 사이에 틈 만들려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 정말 너를 위해서야. 네가 믿지 않아도, 나는 떳떳해.]
유정의 머릿속은 엉망이 되어 있었다. 이에 몇 마디 건성으로 응대한 뒤, 급히 전화를 끊었다.
시안의 말은 마치 뒤통수를 시원하게 몇 대 맞은 것처럼 아팠다. 가만히 떠올려보니, 그날 백림은 원래 가려던 장소를 바꿔 갑자기 미술전을 보러 가자고 했었다.
‘혹시 정말 일부러 그랬던 걸까?’
백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대신 다쳤다는 사실에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지만, 만약 이 모든 게 처음부터 계획된 거라면 그 의미는 전혀 달라질 것이었다.
휴대폰에 메시지 알림이 떴는데, 백림이 아까 보낸 기은미에 대한 해명을 덧붙인 메시지였다.
유정은 소파에 앉아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맞은편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던 백림이 유정이 나온 걸 보고 고개를 돌렸다.
“드디어 나왔네.”
유정은 조용히 백림을 바라보았는데, 그 시선엔 냉정한 의심이 섞여 있었다.
“조백림, 하나만 물어볼게. 제발 이번엔 진실만 말해줘.”
백림은 담배를 비벼 끄고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유정은 숨을 고르고 단호히 물었다.
“그날 식당에서 여경이 날 공격한 거, 네가 일부러 그쪽으로 유도한 거야?”
백림의 얼굴빛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조시안이 그 얘길 한 거야?”
“누가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사실인지 아닌지만 말해줘.”
잠시 정적이 흘렀고, 백림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그래. 내가 일부러 그쪽으로 오게 했어.”
이에 유정의 심장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백림의 대답은 예상한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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