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8화
유정은 몸을 곧게 세운 채 가만히 있었고, 조백림이 조용히 물었다.
“기은미 일 날 믿어줄 수 있어?”
유정은 시선을 떨구고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백림은 유정을 품 안으로 깊이 끌어당겼다.
마치 유정을 안는 것으로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려는 듯,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꼬마 요정, 인제 그만 도망쳐. 넌 이미 나를 사랑하게 됐잖아.”
유정의 심장이 미세하게 떨렸다. 백림은 고개를 약간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정확히 찾아내 키스했다.
유정은 더는 저항하지 않았고, 백림의 뜨거운 숨결은 여자의 감각과 생각을 하나씩 덮쳤다.
여자는 백림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는데, 하얗게 질린 손끝이 그녀 마지막 자존심 같았다.
이윽고 백림은 유정을 가볍게 안아 올려 방 안으로 향했다. 길게 억눌러온 감정은 더 이상 가둘 수 없었다.
방 안은 어느새 짙은 공기와 욕망으로 가득 찼다. 백림은 서둘러 유정의 옷을 벗기려 했으나, 여자는 갑자기 옷깃을 꽉 잡았다.
이에 백림이 유정을 바라보며 낮게 숨을 몰아쉬었다.
“왜 그래?”
유정은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불빛이 눈동자에 드리우며 어둑하게 퍼졌다.
백림도 옆으로 누워 유정을 조심스레 안아주었다. 따뜻한 손바닥이 유정의 뺨을 어루만지며 낮고 거친 목소리로 속삭였다.
“괜찮아. 한 발짝만 내디뎌 줘. 그다음은 내가 다 감당할게.”
유정은 몸을 웅크려 눈을 천천히 감은 채 백림의 가슴에 이마를 기댔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백림의 체온은, 여전히 유정을 안심시킨다는 것 말이다.
어렴풋이 잠에 들려던 순간, 갑작스러운키스에 유정은 놀라 눈을 떴고, 그녀는 바로 몸을 일으켜 앉았다.
이에 백림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유정은 시선을 내리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나 아직 씻지도 않았어. 집에 가서 씻고 잘게.”
말을 마치자마자 유정은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방을 나섰다. 백림은 그런 여자의 당황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다시 침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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