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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0화

“고효석이 분노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권한진, 너 이대로 못 참겠으면 법적으로 해결해. 여기서 사람 모아놓고 모욕 주지 말고!” 한진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고효석, 우리 관계야 원래 좋았지. 근데 오늘은 내가 네 체면 못 봐준다.” “내가 경성에서 이런 꼴 당했는데, 이 많은 사람 앞에서 고개 숙이고 지나가라고? 내가 그렇게 살진 못해.” 남자는 눈을 좁히며 덧붙였다. “이 일은 이 일이고, 나중에 네 체면은 내가 챙겨줄게. 지금은 저 자식이 내 앞에서 머리 조아리고 사과해야 끝나. 그걸로 정리해.” 이때 강리나가 화가 나 소리쳤다. “권한진, 백림 씨는 외지에서 와서 우리 도와준 사람이야. 너 진짜 그 정도도 못 참아?” “내가 외지인한테 이 꼴 났는데도 참으라고?” 한진은 화분대 위에 있던 도자기 화병을 들고 바닥에 내리쳤다. 쨍그랑! 날카로운 파열음과 동시에 복도는 정적에 잠겼다. 한진 옆에 있던 무리 중 누군가가 나섰다. “형님, 화내지 마세요. 직접 손 안 쓰셔도 돼요. 우리가 처리할게요.” 그 말과 동시에 그 무리는 백림을 둘러싸듯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진은 호텔 매니저를 향해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들 손대면 이 가게도 박살 나니까 알아서 해!” 유정은 반사적으로 백림 앞을 막아섰고 낮게 말했다. “할아버지께 전화할게.” “괜찮아. 그럴 일 아냐.” 백림은 담담한 표정으로 유정의 손을 감싸 쥐고, 식당 매니저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금 당장 이 인간들 전부 내쫓으세요.” 식당 매니저는 난처한 얼굴로 말을 아꼈다. “그게 혹시 손님께서 먼저 사과해 주시면, 오늘 식사는 저희가 전부...” 권한진은 연간 수억 원을 쓰는 VIP 고객이었기에, 그를 무시하긴 어려운 입장이었다. 백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당신이 책임 못 지는 입장이면, 윗사람 부르세요. 이 식당 총괄이 이만형 본부장이죠?” “그분을 아시나요?” 매니저가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 “아니까 당장 부르세요.” 백림이 단호하게 지시했다. 매니저는 곧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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