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51화
권한진은 문득 떠오른 듯한 표정으로 얼굴이 굳었다.
권씨 집안과 조씨 그룹은 경성에서 몇 가지 협력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그 조씨 그룹의 대표를 건드린 셈이라니. 이게 잘못되면 사업에도 타격이 클 게 뻔했다.
아버지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제명은 물론 뼈도 못 추릴 일이었다.
“형님?”
옆에서 함께 온 친구 하나가 조심스럽게 눈짓을 보냈다. 이는 계속 밀어붙일까 하는 의미였다.
남자가 입을 떼는 순간, 식당 안에 있던 보안 인력들이 백림의 앞에 일제히 나서며 벽처럼 섰다. 그들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냉랭하게 한진 무리와 대치했다.
누가 이곳 주인인지, 누가 월급 주는 사람인지 다들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에 한진은 잽싸게 태도를 바꿨다.
“이런, 이런. 사장님이실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조씨 그룹이랑 저희 집이랑도 오래된 사이인데, 제가 눈이 어두워서 그만...”
한진은 효석을 향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효석아, 너도 말을 좀 해주지. 사장님 오신다고 했으면, 내가 그냥 문 앞에 나가서 기다리지 않겠냐?”
효석은 그 입에 발린 소리를 듣고도 냉소를 숨기지 못했다.
“그냥, 오해가 풀리면 다행이지.”
한진은 황급히 자기편 애들에게 말했다.
“오해였어, 오해! 저분은 우리 식구야. 오늘은 내가 쏠 테니까 다 같이 사장님께 한잔 올리자고.”
그러곤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우리 아버지한테도 전화 드려야겠네. 사장님 경성 오시면, 예전부터 많이 배워오라고 하셨는데...”
“전화 안 하셔도 돼요.”
백림은 담담하게 말을 잘랐다.
“이번엔 사적인 일로 온 거라 굳이 귀찮게 할 필요 없어요.”
이에 한진은 빠르게 눈치를 챘다.
“그럼, 사적인 모임으로 생각하고 즐기겠습니다. 괜한 말 꺼내서 죄송하네요.”
남자는 곧 무리를 이끌고 다시 룸으로 들어갔다.
식당 매니저는 보안팀을 해산시키고, 이만형은 백림을 직접 에스코트했다.
다시 자리에 앉았을 때, 식탁 위에 놓인 2천만 원짜리 술과 20만 원짜리 푸아그라가 그 어느 때보다 웃기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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