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70화
조백림이 아직 혼인 서약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유정을 며느리로 맞는다는 건 조씨 집안 입장에서 큰 결심이었다.
유지태는 조씨 일가의 의중을 곧바로 이해했다.
조씨 집안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유정에게 더없는 예우를 표한 것이었고, 동시에 본인 집안에게도 부담스러운 선택이었다.
백림이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유정을 와이프로 한다는 건, 곧 백림이 와이프를 잃은 남자가 된다는 의미였다.
유지태는 그 성의에 깊이 감사했지만, 말없이 깊은 고민에 잠겼다.
“이 일은 나중에 저희 아들이랑 상의해 보지. 유정이 아버지 뜻도 들어봐야 하니까.”
조철용은 서둘러 말했다.
“당연한 말이야. 두 사람은 유정이 부모니까, 묘소는 두 사람이 결정하셔야지.”
“다만 유정이 어디에 묻히든, 우리 집안에서는 유정을 우리 며느리로 여길 거야. 그건 절대 변함없고.”
유지태는 여러 차례 감사를 전한 후, 전화를 끊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조씨 집안이 이토록 유정을 아끼고 존중했는데 너무 허무하고 안타까웠다.
한편, 장의현은 계속 유정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장은커녕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함께 학교 다녔던 친구에게 연락했는데, 그제야 유정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의현은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곧장 짐을 싸서 장시에 내려와, 유정의 부모를 뵌 뒤에야 모든 것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가장 친했던 친구가 하루아침에 저세상 사람이 된 현실에, 장의현은 도저히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다.
의현은 꽃 한 다발을 사서 유정이 사고를 당한 도로변에 앉았고, 그 자리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함께 웃고 떠들던 친구였다. 공항에서 인사할 땐 서로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이야...
유정이 세상을 떠난 지 사흘째 되던 날, 조시안의 어머니인 여경은 조엄화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요지는 혼례 예물을 받으러 오겠다는 것이었다.
조엄화는 이렇게 말했다.
[그때는 약혼이 너무 갑작스러워 조촐하게 치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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