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73화
[어차피 앞으로 그 사람들 봉양하고 장례 치를 사람도 신희랑 명현이잖아요? 지금 그 몫의 재산을 가져오는 게 당연하고 합리적이지 않나요?]
조엄화는 들을수록 일리가 있다며 말했다.
“남편이랑 상의해 보고, 내일 바로 회사 갈게요!”
이에 여경은 부드럽게 웃었다.
[가족 재산은 한데 모아야 계획도 세우고 운영도 수월해지죠. 그게 결국엔 가족 전체에 이익이 되니까요.]
[유씨 집안 어르신들도 이치에 밝으시다면 당연히 지지하실 거예요.”
“맞아요, 정말 감사해요!”
조엄화는 흥분한 듯 말했다.
한편, 여경은 전화를 끊고,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시안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요 며칠 어디 간 거야? 왜 집에 안 들어왔어?”
“아무 데도 안 갔어요.”
시안은 말하고 싶었다. 자신은 그저 집에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고. 어머니가 남의 불행을 즐기기라도 하듯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라고.
“너 마음 안 좋은 거 알아. 하지만 유정이는 살아 있었다고 해도 너랑 이어질 수 없었어.”
“넌 아무것도 잃은 게 없어. 그러니 너무 슬퍼할 필요도 없어.”
여경은 커피잔을 들고 천천히 한 모금 마시며, 무척 기분 좋은 얼굴이었다.
“엄마가 유신희 부모님 보고, 이참에 유정네 집안 재산 빼앗으라 했어요?”
시안은 어두운 눈빛으로 여경을 노려보았다.
그 말에 여경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사람은 돈 때문에 죽고, 새는 먹이 때문에 죽는 법이야. 허를 찌를 때 가장 효과가 크지. 이익 앞에서 혈육이 무슨 의미가 있니?”
“유씨 집안 사람들 마음이 아직 약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좀 일깨워준 것뿐이야.”
시안은 눈빛이 흔들렸는데,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듯한 눈이었다.
“넌 가장 잘 알잖아.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여경은 부드러운 미소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모두 너를 위해서야. 신희의 모든 건 앞으로 네 것이잖니.”
그 말에 시안은 고개를 들었다.
“형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요?”
“걔는 이제 유씨 집안이랑 아무 관련도 없어. 근데 무슨 자격으로 그 집안일에 끼어들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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