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02화
전소은은 속으로 한결 안심하며 일부러 말했다.
“유정이 약혼자는 유정을 구하려다 크게 다쳤다던데, 보니까 두 사람 사이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진지한가 봐.”
진기호는 시큰둥하게 받아쳤다.
“그렇게 사이가 좋았으면, 미스터 임은 뭐였겠어?”
소은의 눈빛이 스치듯 흔들렸다.
“그건 그냥 집안 사정 때문이었겠지.”
기호가 비웃듯 말했다.
“정말 복잡하네.”
곧바로 말을 바꿔 이어갔다.
“거기 가면 네가 먼저 유정한테 사과해. 너무 틀어지진 말고. 나도 조백림 사장님한테 잘 보일 필요가 있잖아.”
소은은 그 말에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애써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
기호가 유정의 약혼자한테 아쉬운 소리를 하겠다고 하니 썩 내키진 않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자신이 유정과 관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호가 백림에게 잘 보이려 할 때 어느 정도 이득을 볼 수 있을 테니까.
기호는 이왕 가는 길, 비싼 보약도 몇 가지 더 사들였다. 부탁할 일이 있다면 그만큼의 성의도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차는 번화가를 지나 남쪽 고급 주택가로 접어들었다.
도로 양옆으로 백 년은 족히 넘었을 듯한 거목들이 줄지어 서 있고, 점점 더 고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피어올랐다.
그 광경을 보며 소은은 다시 감탄했다.
“유정은 참 복도 많아. 금수저로 태어나서, 결혼도 재벌가랑 하잖아.”
이에 기호는 앞만 바라보며 담담히 웃었다.
“부러워?”
“당연히 아니지!”
소은은 얼른 기호의 팔에 매달리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가족끼리 서로 계산하고, 부부 사이도 겉만 번지르르하면 무슨 소용이야. 우린 사랑하는 사람이랑 연애하고 결혼하잖아. 그게 더 행복한 거지.”
기호는 소은의 팔을 뿌리치듯 빼내며 말했다.
“운전 중이니까 장난치지 마.”
그 무심한 태도에 소은은 서운함과 실망이 겹쳐졌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돌려 앉았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유정도 돈 많긴 해도, 미스터 임 좋아했는데 결국 못 만났잖아. 그래서 하나도 안 부러워.”
기호는 묘한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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