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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5화

조백림의 얼굴을 본 순간, 전소은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믿기지 않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미스터 임? 어떻게 당신이 여기에...?” ‘유정의 약혼자 집에서 몰래 만난다고? 이건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일 아닌가?’ 소은은 아연실색한 채 굳어 있었고, 옆 홀에서 기다리던 진기호가 소은의 소리를 듣고 급히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소강희도 그제야 위층으로 올라왔다가 백림을 보고는 멍하니 얼어붙었다. 그러자 조백림은 여유롭게 웃으며 유정을 바라보았다. “우릴 불륜 커플쯤으로 보는 것 같은데, 이쯤에서 공개해도 되지 않을까?” 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백림의 팔짱을 끼고 또렷하게 말했다. “정식으로 소개할게. 내 약혼자, 조백림이야.” 정면에 서 있던 세 사람은 동시에 눈이 커졌고, 유정은 강희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 그동안 말 못 해서.” 처음 백림을 봤던 건 그 술집에서였다. 그 상황에선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고, 그 뒤로는 계속 비밀로 해왔다. 그리고 유정은 백림과 약속했었다. 언젠가 그가 바람둥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부끄럽지 않은 남자가 되면 친구들에게 당당히 소개해 주겠다고. 하지만 그사이에 기은미 일도 터졌고, 오해는 계속 이어졌던 것이다. 이제야 마음이 정리되어, 드디어 유정은 백림이 자신의 약혼자란 사실을 기꺼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강희는 처음엔 충격에 말을 잃었지만, 곧 기쁨으로 얼굴이 환해졌다. “너무해! 나 혼자 걱정하게 만들고선, 알고 보니 둘이서...” 백림은 유정의 손을 다정히 쥐며 웃었다. “유정이가 아니라 제 탓이에요. 제가 초라해 보여서 괜히 민망할까 봐 숨기자고 한 거죠.” 강희는 진심으로 받아들여 바로 말했다. “그럴 리가요! 미스터 임 아니, 조백림 사장님처럼 멋진 분이 무슨 걱정이에요.” 백림은 유정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유정이가 워낙 뛰어나서요. 그만큼 나도 잘해야 어울릴 수 있잖아요.” 유정은 백림의 손을 살짝 쥐어 조용히 신호를 보냈다. 그만 좀 허세 부리라는 의미였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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