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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7화

유정은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고 조백림을 조수석에 태웠다. 상처를 핑계로 매번 유정의 양보를 받아내는 이 상황이 백림에게는 꽤 유쾌한 일이었다. 신호등 앞에서 정차하던 중, 남자는 슬쩍 눈을 좁히며 그녀를 바라봤다. “요즘 신호등만 봐도 PTSD 와. 앞으로 네가 운전할 땐 난 무조건 조수석에 앉을 거야. 아니면 네가 내 조수석 앉아.”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듯이 말하자, 유정은 담담히 말했다. “의외로 사고나 음모 같은 건 일반인이 겪을 확률이 높지 않아.” 백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근데 난 매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있잖아.” 그 절박함과 공포는,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그 말에 유정의 마음이 찡해졌다. “그럼 나를 믿어. 나는 복도 많고 운도 좋아. 매번 살아남을 테니까.” 백림은 유정의 손을 잡으며 서운하게 말했다. “다시는 그런 일 없게 해줘. 유신희가 심장병으로 죽기 전에, 내 심장이 먼저 터질 것 같단 말이야.” 이에 유정은 웃음을 터뜨렸고,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자, 유정은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망강 아파트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유정은 창가에 붉게 내려앉은 석양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 마치 다시 살아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공간은 백림과 사랑을 키워가던 모든 순간이 담긴 곳이었다. 여기 돌아오면 모든 것이 현실처럼 또렷해졌다. 백림도 그날 밤을 떠올렸고, 모든 걸 걸었던 그 순간은 아직도 생생했다. 유정은 그를 보며 말했다. “나 서재에 좀 다녀올게. 아까 어머님이 연락 주셨는데, 저녁 같이 먹자 하셨어.” 백림은 따뜻한 눈빛으로 답했다. “응, 좋아.” 유정이 서재로 향하자, 백림은 곧장 침실로 들어갔다. 침대 위에는 그날 밤의 반지가 아직도 그대로 놓여 있었고,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석양을 받아 눈부신 광채를 뿜었다. 백림은 서랍을 열어 그 안에 숨겨두었던 주사기를 꺼냈다. 그날 밤, 그는 한 가지 결정을 내렸고, 유정은 결코 그걸 알지 못할 것이다. 그는 주사기를 욕실로 가져가 폐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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