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08화
조씨 저택, 정선숙 아주머니는 저녁 준비 중이었다. 고기와 채소를 고루 갖추었고, 채소 요리는 주윤숙을 위한 것이고, 고기 요리는 유정을 위한 것이었다.
유정은 고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정선숙은 유정의 입맛과 좋아하는 음식을 아주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오전엔 주윤숙이 매화를 많이 따 와 깨끗이 씻고 말려두었고, 오후에는 정선숙과 함께 매화떡을 만들었다.
주윤숙은 매화떡을 일부러 식힌 후, 손수 포장하여 바구니에 담으며 말했다.
“올해 매화떡은 예년보다 더 잘 됐어요. 이건 유정이 집에 가져가서 부모님께 드리게 하죠.”
장선숙은 매화떡 위에 찍힌 평안, 복 같은 글자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올해 더 잘 된 건, 사모님의 마음이 담겼기 때문이에요.”
주윤숙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위층에 가서 경전을 제본할 거예요. 두 사람이 도착하면, 방해될까 봐 걱정하지 말고 바로 알려줘요!”
정선숙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게요!”
주윤숙이 떠난 후, 정선숙은 계속 바삐 움직였다. 남은 매화로는 매화죽을 끓이도록 지시했고, 그 시각 주방 안은 은은하고 향긋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곧 해가 질 무렵이 되었고, 정선숙은 백림과 유정이 집에 돌아오기를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바깥에서 도우미가 들어와 알렸다.
“정선숙 아주머니, 여경 여사님이 오셨는데 사모님께 알려야 할까요?”
정선숙은 표정이 단숨에 싸늘하게 굳었다.
“그 여자가 감히 여길 왔다고요? 당장 내보내세요. 이 정원에 발 들일 자격도 없고, 사모님을 뵐 자격은 더더욱 없으니까요!”
도우미는 조심스러운 얼굴로 즉시 고개를 끄덕이고 나갔다.
십여 분쯤 지나, 도우미가 다시 와서 말했다.
“여경이 가지 않겠다고 해요. 오늘 반드시 여사님을 뵈어야 한다고 하네요.”
정선숙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주윤숙이 사람을 시켜 여경을 그녀가 20년간 살았던 저택에서 내쫓은 뒤로, 그녀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찾아온 것이다.
사정하러 왔든, 문제를 일으키러 왔든, 주윤숙을 만나지 못하면 물러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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