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10화
여경의 눈빛이 번뜩였다.
“당연하지. 조변우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니까. 주윤숙은 날 어쩌지도 못해서 가만히 있는 거야.”
“정말 회장님이 아직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믿나요?”
정선숙 아주머니는 냉정하게 되물었다.
“회장님이 당신이랑 마지막으로 다정하게 지낸 게 도대체 몇 년 전이죠?”
여경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고, 정선숙은 말을 이었다.
“아이 하나 몰래 품고, 천진난만한 척 나타나면 이긴 줄 알았죠? 어림없어요. 그때 회장님이 당신을 안 데려갔다면, 앞으로도 데려갈 일은 없어요.”
“회장님은 이미 사모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다만 당신에게 미안해서 말을 못 했을 뿐이죠.”
“회장님이 널 강성에서 떠나게 하자고 했을 때, 사모님이 당신을 남기자고 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당신한텐 아직 쓸모가 있었거든요.”
“회장님처럼 돈 많고 지위 높은 남자를 유혹하려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런데 당신은 그런 여자들이 본인 자리를 빼앗을까 봐, 사모님 대신 하나하나 쫓아냈죠.”
“그래서 사모님은 그냥 당신을 두기로 한 거예요. 본인이 알아서 앞장서서 싸울거고그래야 사모님은 그 뒤에서 고요한 삶을 사실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정말 기대 저버리지 않았더라고요. 당신 자리는 어디까지나 이름 없는 그림자였으니까, 불안했겠죠.”
“젊고 예쁜 여자한테 빼앗길까 봐, 안간힘 쓰면서 정부라는 명찰을 붙들고 있잖아요.”
“본인 꼴 좀 봐요. 짙은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그 늙은 얼굴, 눈빛에 독기가 가득하죠.”
“그런데 사모님은 어때요? 아무 일에도 흔들리지 않고, 여전히 고요하고 우아하죠. 젊은 시절처럼 고운 얼굴, 평온한 삶. 당신이 회장님이라면 누구를 택하겠어요?”
여경은 말문이 막힌 듯, 정선숙을 멍하니 바라봤다. 창백했던 얼굴이 점점 더 생기 없이 바래졌다.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통으로 내리꽂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그동안 조변우 주변을 맴돌던 수많은 여자를 그녀는 쫓아냈다.
매번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감시했다. 조금이라도 젊은 여자가 다가오면, 조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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