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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2화

병원. 여경의 손목은 이미 붕대로 감겨 있었고, 과다출혈로 인해 얼굴은 병색이 완연하게 창백했다. 그녀는 기운 없이 병상 옆에 선 조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안인 감옥에 갔고, 당신도 날 버렸어. 내가 완전히 떠나는 게 당신들 마음엔 더 들겠지. 그런데 왜 날 살렸어?” 조변우는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해? 시안인 다시 돌아올 거야. 당신이 없으면, 그 아이는 엄마도 없이 살아야 하잖아.” 여경의 눈에는 소리 없이 눈물이 흘렀다. 절망으로 가득 찬 눈빛이었다. “시안인 설령 나와도 인생이 망했어요. 게다가, 내가 엄마가 아니면 그 애 인생이 오히려 더 순탄할 수도 있어요.” “더는 사람들이 그 애를 두고 사생아라며 손가락질하지 않을 테니까.” 조변우는 후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내 잘못이야. 처음에, 나랑 주윤숙이 결혼하고 나서, 우린 그냥 깔끔하게 정리했어야 했어. 다시는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여경은 눈물을 머금은 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봤다. “그게 후회야? 당신이 후회해야 할 건, 주윤숙이랑 결혼한 거 아니에요?” 조변우는 멀리 어디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니야. 내가 후회하는 건, 결혼한 이후에도 너와의 관계를 끊지 못했던 거야. 그래서 우리 셋 사이에 이 지긋지긋한 30년의 얽힘이 생겼지.” “난 너한테도, 주윤숙한테도 죄인이야. 30년이야. 너무 길었어. 이젠 이 잘못도 끝내야 해.” 여경은 원망 어린 눈빛으로 조변우를 노려보았다. “당신, 도대체 언제 주윤숙을 사랑하게 된 거예요?” 조변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아마 주윤숙에게 미안함을 느끼기 시작한 때부터였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밤마다 서재에서 경전을 필사하던 주윤숙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던 순간부터였을지도. 또는 어느 날 문득, 여경보다도 윤숙이 마음속에서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깨달았던 그때부터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조변우는 그녀의 고요하고 우아한 기운에 끌렸고, 점점 더 후회했다. 왜 결혼하고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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