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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1화

하지만 그 순간, 여경은 문득 맥이 풀리고 말았다. 무슨 수를 써도, 이제 더는 주윤숙을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정선숙 아주머니의 말투는 더없이 냉정해졌다. “할 말은 다 했어요. 사모님은 널 만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세요. 말 섞을 시간도 아깝다고 하시니, 이제 돌아가세요.” 여경은 그렇게 저택에서 떠났다. 차에 타자마자 조변우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그 안에 불쾌함과 불안이 섞여 있었다. [당신, 주윤숙 찾아갔어?] 여경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요. 주윤숙한테 갔어요.” 조변우는 격한 분노를 드러냈다. [누가 당신더러 조씨 저택에 가랬어? 내가 뭐라고 했지? 거기엔 가지 말라고, 주윤숙 앞에 나타나지도 말라고 했잖아! 여경, 너 정말 자기 위치를 모르겠어?] 여경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조변우, 당신은 아직도 날 사랑하긴 해요?” 전화기 너머로 조변우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침묵을 일관했다. 여경은 흐느끼며 절망적으로 물었다. “그러면 언제부터 주윤숙을 사랑하게 된 거죠?” 조변우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여경은 흐느끼다 말고 조용히 말했다. “알았어. 강성에서 떠날게요.” 여경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정과 백림이 조씨 저택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설날이었다. 유정은 저녁을 먹고 나서 친정으로 가 부모님과 함께 설을 보내기로 했다. 최근의 일을 겪은 뒤, 주윤숙은 유정을 더욱 살뜰히 챙겼다. “이따가 백림이랑 같이 가. 준비한 설 예물도 함께 가져가야지.” 유정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감사드려요, 어머니.” “이제 한 가족인데 뭘 그리 격을 차려?” 주윤숙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웃었다. 저녁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고, 유정이 입맛이 센 걸 감안해 주방에서는 유정이 좋아하는 요리들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하지만, 유정은 접시를 밀어놓으며 백림에게 말했다. “나도 같이 담백한 거 먹을게.” 그러자 백림이 접시를 다시 그녀 앞으로 밀며 말했다. “괜찮아, 너 먹고 싶은 거 먹어. 네가 맛있게 먹으면, 나도 기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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