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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8화

그날 밤, 소희와 가족들이 돌아간 뒤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시언은 도씨 저택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 아심의 눈에 들어온 건, 발코니에 서 있는 남자의 우람한 실루엣이었다. 양팔로 난간을 짚은 채, 등이 약간 굽혀 있었고, 희미한 달빛이 검은 셔츠 위에 내려앉아 냉정하고 단단한 선을 그려내고 있었다. 시언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담배 연기가 차가운 밤안개와 뒤섞여 흩날리다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졌다. 아심은 다가가 두 팔로 시언의 탄탄한 허리를 감싸 안고는 온몸을 기댄 채 바싹 다가갔다. 시언이 거친 바람이라면, 아심은 물 같았다. 그 바람에 녹아 물결이 이는 듯, 그의 숨결에 잔잔히 흔들리며 흘러가는 물결처럼 그를 감싸고 있었다. “아직 안 잤어?” 담배 마지막 한 모금을 피운 시언은 담뱃불을 끄고 몸을 돌려 아심을 품에 안았다. 넓고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묻자, 아심은 드디어 현실에 돌아온 것 같은 사람인 양 마음속 불안을 조금씩 내려놓을 수 있었다. “기다렸어요. 당신이 안 오면 잠이 안 와서.” 아심의 목소리는 낮고 가늘었다. 투정도 애교도 아니고, 그저 사실 그대로의 고백이었다. 시언은 여자의 머리칼을 쓸며 낮게 웃었다. “그 습관 고쳐.” 아심은 시언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달빛을 머금은 눈동자를 올려다봤는데, 더욱 아름답고 짙게 빛나는 눈빛이었다. “안 고쳐져요. 그러니까 당신이 늦게 들어올 때는, 꼭 기억해요. 내가 기다리고 있다는걸.” 시언은 아심을 깊은 눈길로 바라봤다. 거칠고 뜨거운 손끝이 그녀의 눈가를 스치자, 금세 여린 피부가 발갛게 달아올랐다. 마치 울다 나온 듯한 눈매와 그 촉촉한 눈동자가 어우러져, 자신의 숨이 순간 막히는 듯했다. 결국 시언은 아심의 허리를 들어 올려 품에 안고, 성큼성큼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밤바람은 점점 거칠어져 물결을 흔들었고, 마치 짐승의 낮은 포효처럼 세차게 울부짖었다. 환한 달빛은 검은 구름에 가려졌고, 칠흑 같은 어둠이 사방을 덮었다. 새벽이 올 때까지, 매서운 바람은 멈추지 않고 불어와 이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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