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5화
구택은 자신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구연을 바라보다가, 문득 소희와 처음 알게 되었던 일을 떠올렸다.
한 번은 성연희가 소희를 데리고 연회에 갔는데, 그 자리에서 그녀도 비슷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어둑한 조명 아래, 지금 살짝 고개를 숙인 옆모습조차 소희와 조금은 닮아 있었다.
이에 구택의 눈빛이 깊어지며, 이내 고개를 내려 시선을 거두었다.
보고가 끝난 뒤, 구연은 불필요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조용히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길은 다소 막혔고,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자, 백구연은 가방에서 초콜릿을 꺼내 포장을 뜯어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그 모습을 본 구택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며 담담히 물었다.
“구연 씨도 초콜릿 좋아하나 봐요?”
구연은 순간 멈칫하더니 곧 대답했다.
“제가 좀 저혈당이 있어서, 제때 밥을 못 먹으면 불편해져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늘 사탕이나 초콜릿을 제 가방에 넣어두라고 하세요.”
말을 마친 구연은 초콜릿 한 조각을 내밀었다.
“사장님도 드실래요?”
“고맙지만 됐어요.”
구택은 단호히 거절했다. 구연도 단순한 예의였는지 곧 다시 손을 거둬, 스스로 포장을 뜯어 입에 넣었다.
차 안에는 진하고 씁쓸한 초콜릿 향이 은은히 퍼졌다.
구택은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덮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날 소희와 이야기를 나눈 이후, 아심은 업무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다시 강씨 저택으로 돌아와 지내기 시작했다.
모든 술자리도 다 거절했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며 규칙적으로 식사를 챙겼다.
다만 오늘 열린 자선 만찬은 아심 회사에서 주관하는 행사였고, 또 퇴근이 일찍 끝난 날이라 주최 측과 간단히 얼굴을 트고 확인만 한 뒤 곧장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행사 주최 측은 아심 회사의 기획에 매우 만족해했다. 십여 분가량 이야기를 나눈 뒤 상대가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하여, 아심은 자리를 정리하고 곧장 떠났다.
이층에서 내려오던 길, 난간 앞에 서서 무심코 아래쪽 홀을 내려다본 순간, 아심은 눈에 수많은 사람의 환대를 받으며 서 있는 구택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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