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6화
“강 사장님, 이 정도 체면도 안 세워주시겠다는 건가요?”
남자가 술잔을 들며 웃었지만, 그 웃음에는 어두운 기색이 섞여 있었다.
아심은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
“마실 수가 없어요.”
남자의 얼굴빛이 험악해졌고, 아심이 공개적으로 체면을 깎으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비아냥 섞인 목소리를 냈다.
“강 사장님은 이제 사업도 커졌으니, 우리 같은 오래된 고객은 필요 없다는 거군요? 술 한 잔도 안 받아주고요?”
그러나 아심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음에 정 사장님과 사모님도 모시고, 다시 사죄드릴게요.”
그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걸어가려는 순간, 다른 사람과 부딪쳤고,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정 사장은 손을 뻗어 아심을 붙잡으려 했다.
“강 사장님!”
그러나 그 손목은 순식간에 다른 누군가에게 잡혔다.
바로 조금 전 아심이 부딪쳤던 여자였다. 여자의 손목은 가늘고, 손가락도 곱게 뻗어 있었지만, 지독히 차가운 기운이 손끝에서 전해졌다.
“오늘은 자선 만찬이에요. 그러니 부디 여성에게 예의를 지켜주셨으면 해요. 안 그러면 평소보다 더 창피를 당할 거니까요.”
남자는 손목이 으스러질 듯 아파서 황급히 팔을 빼냈다.
옆에서 몇몇 사람이 시선을 보내오자, 그는 얼굴이 굳어지며 아심을 노려보고는 씁쓸히 자리를 피했다.
아심은 눈앞의 여자를 향해 고마운 듯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괜찮아요.”
여자는 담담히 대꾸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성함이라도 알려줄래요?”
아심은 부드럽게 불러 세웠다.
“저를 도와주셨으니, 은인 이름 정도는 알아야죠.”
“그럴 것까진 없어요.”
여자는 무심한 얼굴이었으나, 결국 짧게 대답했다.
“백구연이라고 해요.”
아심의 미소가 한층 더 온화해졌다.
“좋아요. 기억해 둘게요.”
구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그대로 걸어갔다.
아심은 구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손끝을 가볍게 비비며, 이내 미소를 거두었다.
곧 누군가 다가와 인사를 건네자, 아심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구택이 구연을 데리고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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