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87화
그러나 유진은 눈을 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 생각엔 그렇게 번거롭게 뭐하러 해? 그냥 바로 결혼하면 되잖아!”
소희는 웃음을 머금은 채 진지하게 대답했다.
“유진아, 네가 구은정을 이렇게 사랑해 줘서 고마워.”
눈부시게 빛나는 유진은 은정의 삶에 있어 가장 큰 구원이 분명했다.
이에 유진은 수줍게 입술을 다물며 웃었다.
“그 사람도 날 사랑해. 다른 사람들처럼 감정 표현이 뜨겁지도 않고, 달콤한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같이 있는 순간마다 나를 정말 사랑한다는 게 느껴져.”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네 열정이 그 사람의 서늘함을 채워주니까, 너희는 천생연분이지.”
유진은 이 말이 너무 듣기 좋아 환하게 웃음꽃을 피웠다.
둘은 정원을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왔고 때마침 나가려던 구택이 마주치자, 웃으며 물었다.
“주말에 집에서 널 보다니, 정말 드문 일이네.”
유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히 숙모 때문이지! 누가 뭐래도 내겐 숙모가 제일 중요하거든, 맞지?”
구택은 비웃듯 웃었다.
“은정이 출장 간 거 아니었으면, 네 말 믿었을지도 모르겠네.”
유진은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며 머쓱하게 웃었다.
한편, 위층에서 막 내려오려던 유민은 갑자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유민아, 잠깐 와줄 수 있어? 지난번 시험 성적이 나왔는데, 수민이가 잘 못 봤어.]
[엄마한테 심하게 혼나서 지금 내 집에 와 있는데, 울면서 집을 나가겠다 하고 있어. 나 혼자서는 달래기 힘들어.]
목소리의 주인은 구연이었고, 유민은 이마를 찌푸렸다.
수민의 엄마가 공부에 얼마나 엄격한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적이 떨어지면 학교까지 와서 선생님들에게 시비를 걸고, 딸을 공개적으로 꾸짖는 게 다반사였다.
애당초 수민이 유민과 같은 반 짝꿍이 된 것도, 어머니가 선생님을 여러 번 졸라 억지로 자리를 바꾼 덕분이었다.
‘그런 엄마 밑에서 숨 막히겠지.’
유민은 짧게 대답했다.
“주소 알려 줘요. 지금 갈게요.”
이에 구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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